프리미어12 결승서 한국 좌절시킨 日 잠수함 투수, 1086일 만에 간절한 1승 거뒀다
2024.04.08 12:02:36



[스포탈코리아] 오상진 기자=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언더핸드 투수 다카하시 레이(29)가 무려 1,086일 만에 귀중한 1승을 거뒀다.

다카하시는 7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4 일본프로야구(NPB) 정규시즌 요코하마 베이스타스와 경기에 선발투수로 등판해 6이닝 동안 88구를 던져 3피안타 2사사구(1볼넷 1사구) 3탈삼진 무실점의 완벽한 투구를 펼쳤다. 요미우리가 3-0 승리를 거두면서 다카하시는 3년 만에 승리투수가 되는 기쁨을 누렸다.

2017년 신인 드래프트 2순위로 소프트뱅크 호크스에 입단한 다카하시는 2018년 NPB 1군 무대에 데뷔했다. 그는 2년 차였던 2019년 23경기 12승 6패 평균자책점 3.34를 기록하며 퍼시픽리그 신인왕을 수상하며 승승장구했고, 이러한 활약을 바탕으로 그해 11월 열린 제2회 프리미어12 대회에 일본대표팀 멤버로 참가했다.

다카하시는 프리미어12에서 3경기(선발 2경기) 2승 1패 평균자책점 1.50으로 활약하며 일본의 대회 첫 우승에 기여했다. 특히 한국과 결승전에서 조기강판된 선발투수 야마구치 ��(1이닝 3실점)에 이어 2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2이닝 1피안타 1볼넷 무실점 짠물투를 펼쳤다. 다카하시의 호투에 고전한 한국은 2회 말 양현종이 야마다 테츠토에게 3점 홈런을 맞고 역전을 허용했고 이후 7회 1점을 더 내줘 3-5로 패배, 프리미어12 대회 2연패가 좌절됐다.

 


최고의 한 시즌을 보낸 다카하시는 2020년 불펜으로 보직을 옮겨 52경기 4승 2패 23홀드 평균자책점 2.65으로 변함 없는 활약을 펼쳤다. 그러나 이후 다카하시는 급격한 내리막을 걸었다. 2021년 11경기 1승 1패 평균자책점 5.82로 부진한 다카하시는 2022년(4경기 평균자책점 13.50)과 2023년(5경기 2패 평균자책점 10.80)에도 반등에 기미를 보여주지 못했다.

다카하시는 결국 2023시즌을 마친 뒤 이즈미 케이스케와 함께 2대1 트레이드(↔애덤 워커)로 요미우리 유니폼을 입었다. 절치부심한 다카하시는 지난 3월 31일 요미우리 데뷔전에서 한신 타이거즈를 상대로 6이닝 1피안타 무실점 완벽투를 펼쳤지만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해 승리가 무산됐다(요미우리 0-5 패).

그리고 마침내 시즌 두 번째 선발 등판 경기에서 다카하시는 다시 한 번 무실점 호투를 펼치며 그토록 기다리던 1승을 거뒀다. 소프트뱅크 시절이던 2021년 4월 17일 세이부 라이온즈전 이후 무려 1,086일 만의 승리였다. 다카하시는 승리가 확정된 뒤 9회 1사 만루 위기를 자초하고 어렵게 승리를 지킨 마무리 투수 오타 다이세이(등록명 다이세이)를 향해 달려가 엉덩이를 걷어차며 웃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다카하시는 경기 후 인터뷰를 통해 “승리를 기록하게 되어 기쁘다. 앞으로 나아가는 동기부여가 될 것”이라며 기쁨을 드러냈다. 이어 “(3년 이라는 시간이) 길었지만 야구뿐만 아니라 나에게도 필요한 시간이었다”며 “누군가 응원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 나에게 원동력이 된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요미우리 자이언츠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