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많이 게으르다" 후배 향한 '육성 신화' 쓴소리... 단, 한 명은 예외였다
2022.07.15 18:48:44

 

LG 김현수./사진=김동윤 기자

 

김현수(34·LG 트윈스)가 성장 중인 후배들을 향해 쓴소리를 남겼다. 더 성장할 수 있는데 아직 노력이 부족해 보인다는 것이 이유다.

김현수는 흔히 육성 선수 신화로 불린다. 2006년 두산 베어스 육성 선수로 프로 생활을 시작했지만, 곧 KBO리그를 대표하는 선수로 성장했다. 2016년에는 메이저리그에도 진출했고 2년 후 LG를 통해 KBO리그에 복귀해서는 변함없이 리그 정상급 타자로 군림 중이다.

어느덧 만 34세의 나이가 됐음에도 올해는 홈런 커리어하이를 향해 질주 중이다. 14일 잠실 KIA전에서 김현수는 4타수 3안타(1홈런) 3타점 1볼넷을 기록했다. KIA 선발 토마스 파노니에게 결승 스리런을 뽑아낸 것에 이어 8회에는 홈런성 파울 타구를 날려 잠실벌을 들었다 놨다. 전반기 종료 시점에서 19홈런을 때려낸 김현수는 이 페이스대로라면 올 시즌을 33홈런으로 마치게 된다. 김현수의 한 시즌 최다 홈런은 2015년 두산에서의 28홈런이다.

적지 않은 나이에 많은 홈런을 때려내는 것이 쉬울 리 없었다. 경기 후 만난 김현수는 "지난해가 내 커리어에서 가장 좋지 못했던 시즌이었다. 나이가 들면서 더 이상 가진 것과 느낌으로만 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느꼈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원래도 항상 연습량은 많이 가져가는 편이었다. 개인적으로 젊은 선수들과 비교하면 나는 분명 더 느려지고 힘이 떨어질 것이라 생각했다. 그렇기 때문에 나이가 먹을수록 연습은 더 해야 한다. 아직 힘이 떨어진 것은 아니지만, 느려질 수 있다는 불안감에 지난 겨울 그 부분에 집중해 많은 연습을 했고 그런 것이 지금 도움이 많이 되는 것 같다"라고 소신 발언을 했다.

이렇듯 솔선수범하면서 최근에는 후배들의 멘토 역할에도 적극적이다. 최근 LG는 투·타를 가리지 않고 젊은 선수들이 활약하며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작은 실수도 용납하지 않고 곧장 쓴소리를 해 후배들의 정신을 번쩍 들게 한다.

이에 김현수는 "내가 그런 소리를 많이 하긴 하지만, (채)은성이, (김)민성이, 주장 (오) 지환이 등 중간에 있는 선수들도 느슨한 플레이를 싫어한다"고 답했다. 이어 "솔직히 말하면 요즘 느슨한 플레이가 많이 나온다. 콜도 제대로 하지 않는다. 그런 걸 하지 않으면 2군에라도 가야 하는데 그러진 않으니까 내가 뭐라고 하는 것이다. 그래도 (이제) 그런 부분에서는 선수들이 자각하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웃었다.

 

LG 문성주./사진=OSEN


많은 연습을 통해 육성 선수 신화를 이룬 김현수인 만큼 엔간한 노력으로는 성에 찰 리가 없었다. 하지만 단 한 명, 문성주(25)는 그 쓴소리에서 비껴갔다. 후배들에 관한 질문에 김현수는 "성장은 계속 (열심히) 하면 되는 건데... 노력해야 한다. 그런데 (문)성주 말고는 아직 다 게으르다"라면서 "(문)성주 말고는 아직 많이 게으르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문성주는 포항서초-포항제철중-경북고-강릉영동대를 졸업하고 2018년 신인드래프트 2차 10라운드 97순위로 입단했다.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지난해부터 두각을 드러냈다. 올 시즌에는 57경기 타율 0.343(181타수 62안타) 3홈런 26타점 8도루, OPS 0.917을 기록하며 기존 테이블세터 홍창기의 빈자리를 훌륭하게 메워주고 있다.

주전으로 발돋움한 것이 늦어 규정 타석(260)에서 아직 몇 타석 모자라다. 그러나 전반기 막판 테이블세터로서 입지를 굳혀 후반기부터는 규정 타석에 진입하고 타격왕 경쟁에도 나설 수 있을 전망이다. 실제로 200타석 이상 소화한 선수들 중 타율 1위를 기록 중이다.

시즌 초반 문성주는 10라운드의 깜짝 활약, 하위 라운드의 반란 등으로 표현되며 많은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깜짝 활약은 그냥 이뤄지는 것이 아니었다. 그 뒤에는 엄격한 김현수에게도 합격점을 받은 문성주의 숨은 노력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