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라클 두산' 김태룡 단장 “3위까지는 결정된 거 같은데, 우리는 5강만 해도...”
2021.09.23 17:25:40

9월 19일 고척 키움전에서 개인 통산 100승을 달성한 두산 유희관이 김태룡 단장에게 축하를 받고 있다. /OSEN DB


[OSEN=한용섭 기자] 두산 베어스의 상승세가 가파르다. ‘미라클’, ‘뚝심’의 별칭을 지닌 팀 컬러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두산은 9월 23일까지 최근 16경기에서 딱 1번 졌다. 12승 3무 1패, 승률은 9할2푼3리다. 1패는 선두 KT 상대로 기록했다. 치열한 순위 경쟁을 하고 있는 2~7위에 포진된 삼성, LG, 키움, NC, SSG 상대로 거둔 성적이라 더욱 값지다. 하위권 팀들은 만나지도 않았다.

추석 연휴 초반, 김태룡 두산 단장과 잠시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두산이 패배를 모른 채 연승을 달리며 중위권 순위 싸움에서 큰 소용돌이를 일으키고 있는 시점.

선두 KT를 추격하던 2~3위 삼성과 LG가 KT를 쫓아가지 못하고 오히려 뒷걸음질 치고 있었다. 승수를 쌓지 못하면서 중위권 팀들과 격차가 좁혀지는 분위기였다.

두산이 연승 분위기를 조금 더 이어가고, 하위권 팀들이 고춧가루를 뿌린다면 2~3위팀들까지도 중위권 혼전에 말려들 수 있다. 삼성과 LG는 1위와 격차가 벌어지고 4~7위와의 거리가 줄어들고 있었다.

‘두산이 연승 분위기를 더 이어간다면, 2~3위도 따라잡을 기회가 오지 않을까’라는 말에 김 단장은 손사래를 치며 “KT는 바람을 타면서 선수들이 알아서 경기를 풀어가더라. 끝까지 선두로 갈 것 같다. LG가 2위는 하지 않을까”라고 전망했다. 1위 KT, 2~3위는 LG와 삼성으로 결정된 것 아니냐는 의견이었다. "우리는 5강만 들어가도..."라며 중위권 싸움에서 우위를 점해 포스트시즌 진출만 먼저 생각한다는 반응이었다. 


두산 선수들이 승리 후 마운드에서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OSEN DB


두산은 18일 키움과 3-3 무승부를 기록했다. 무승부였지만 승리와 다름 없는 경기였다. 0-3으로 끌려가다가 7회와 8회 그리고 9회 1점씩 뽑아 막판 극적인 동점을 만들었다.

두산의 뚝심을 보여준 경기였다. 그러나 김태룡 단장은 “키움이 계속 기회가 있었는데 달아나질 못했다. 우리도 찬스가 많았다. 그런 경기는 따라가 동점을 만들었으면 뒤집어서 이겨야 강한 팀이다. 이겼더라면…”고 아쉬워 했다.

경기 막판 동점으로 무승부로 끝내 잘 한 것이지만, 객관적으로 경기 흐름이나 상대의 실수를 고려하면 역전승을 했어야 더 분위기를 탈 수 있다는 뜻으로 들렸다. 예전의 두산이라면 뒤집었을 것이다는 아쉬움도 묻어났다.

김태룡 단장이 ‘아쉽게 생각한’ 키움과 무승부 이후에 키움, NC 상대로 3연승을 추가했다. 3경기 스코어는 6-0, 12-2, 8-0, 투타의 완벽한 조화였다. 최근 6연승 행진으로 16경기 승률을 9할대로 끌어올렸다.

두산은 이제 2위 삼성과 5경기, 3위 LG와 3경기 차이다. 조만간 연승의 후유증을 겪을 수도 있지만 현재 두산은 타자들의 페이스가 좋다. 에이스 미란다가 열흘 휴식으로 피로 누적을 떨치고 25일 복귀한다. 유희관이 통산 100승을 달성, 밀린 숙제도 끝내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두산의 파죽지세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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