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 거물 타격코치가 추천한 '이순철 Jr.', 한화 공포의 7번타자가 되다
2021.09.23 17:22:38

[OSEN=대전, 이대선 기자] 한화 이성곤 2021.09.04 /sunday@osen.co.kr


[OSEN=대전, 이상학 기자] 메이저리그에서도 '능력자'로 인정받은 조니 워싱턴(37) 타격코치가 이성곤(29)의 잠재력을 터뜨리고 있다. 9월부터 공포의 7번타자로 떠오르며 한화 다이너마이트 타선의 일원으로 자리매김했다. 

이성곤은 9월 19경기 중 16경기를 선발출장, 57타수 19안타 타율 3할3푼3리 1홈런 13타점 OPS .882로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이 기간 리그 전체 타율 12위, OPS 14위, 타점 15위. 한화 팀 내에서 모두 3위 기록이다. 한화도 9월 팀 타율(.280), OPS(.782) 2위로 타선이 폭발 중인데 부상에서 돌아온 노시환과 함께 이성곤의 활약이 크다. 

특히 이성곤은 9월 7번 타순에서 34타수 13안타 타율 3할8푼2리 9타점 OPS .934로 위력을 떨치고 있다.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은 "노시환이 돌아온 뒤 1번부터 6번까지 타선이 견고해졌다. 여기에 이성곤이 7번 타순에서 상당히 잘 치고 있다. 8~9번 타순만 상대 투수에 따라 변화를 주고 있다"며 이성곤을 사실상 레귤러 멤버로 인정했다. 

올해 FA 1루수 오재일을 영입한 삼성에서 자리가 없었던 이성곤은 한화로 온 뒤 기회를 얻고 있다. 지난 6월25일 내야수 오선진과 트레이드를 통해 삼성에서 한화로 옮긴 이성곤은 이적 후 36경기에서 타율 2할8푼8리 1홈런 15타점 OPS .787로 쏠쏠하게 활약 중이다. 

최근 6경기 연속 안타로 타격 페이스가 좋다. 22일 대전 LG전에는 3루타에 이어 2루타까지 멀티 장타를 폭발했다. 특히 8회 LG 구원 류원석의 초구 153km 직구를 받아쳐 중견수 키 넘어가는 1타점 2루타로 연결했다. 그동안 배트 스피드가 느리다는 평이 있었지만 후반기부터 배트를 짧게 쥐며 빠른 공에도 대처가 되기 시작했다. 

이적 초기만 해도 이성곤은 수베로 감독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주지 못했다. 수베로 감독은 "처음 이성곤이 왔을 때 장타 툴에 대한 기대가 있었다. 파워를 보여줄 것으로 생각했지만 짧게 밀어치며 단타 위주로 쳤다. 그래서 초반에 많은 기회를 주지 못했다. 1~2경기 뛰고 빠지는 로테이션 멤버였다"며 "하지만 워싱턴 코치로 인해 바뀌었다. 이성곤 활약은 워싱턴 코치 공이 크다"고 밝혔다. 


[OSEN=박준형 기자] 한화 수베로 감독(왼쪽)과 워싱턴 타격코치가 이야기를 나누며 미소 짓고 있다./ soul1014@osen.co.kr


수베로 감독에 따르면 워싱턴 코치는 "이성곤처럼 스윙 아크가 큰 선수는 매일 뛰면서 적응하는 기간이 필요하다"며 붙박이 기용을 건의했다. 이를 받아들인 수베로 감독은 "이성곤이 매일 경기에 나간 뒤로 빠른 공에 타이밍을 맞추면서 적응해가기 시작했다. 앤더슨 프랑코를 상대한 (9월3일) 롯데전부터 꾸준히 라인업에 들어가고 있는데 그 이유를 스스로 증명해내고 있다"고 칭찬했다. 

워싱턴 코치는 LA 다저스 마이너리그 코치 시절 작 피더슨, 코리 시거, 코디 벨린저 등 특급 빅리거들을 키운 타격 전문가. 2019년 만 35세에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역대 최연소 메인 타격코치를 맡은 뒤 LA 에인절스 감독 후보에 올라 면접을 본 '거물 지도자'다. 올해 '멘토' 수베로 감독을 따라 한화에 온 그는 노시환, 정은원, 하주석 등 젊은 타자들의 선구안을 개선시키며 성장을 이끌고 있다. 이적생 이성곤도 워싱턴 코치와 경기 전 루틴 확립부터 매 타석마다 활발히 의견을 주고받으며 잠재력을 터뜨리기 시작했다. 

외국인 타자 라이온 힐리가 극심한 타격 부진 끝에 방출되고, 이성열이 지난달 현역 은퇴하면서 한화의 1루 자리가 완전히 빈 것도 이성곤에겐 기회였다. "한화에 가는 게 훨씬 낫다"며 트레이드 전부터 아들의 한화행을 기대했던 '아버지' 이순철 SBS 해설위원 말대로 이성곤의 야구 인생이 대전에서 꽃피우기 시작했다. /waw@osen.co.kr

 

[OSEN=대전,박준형 기자] 한화 이성곤 2021.08.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