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꿈치 인대 파열에도 매일 200구 투혼...'비운의 왕자', 기적은 찾아오나?
2021.02.27 17:30:22

 

니혼햄 파이터스의 우완투수 사이토 유키./OSEN DB



[OSEN=이선호 기자] 일본프로야구 니혼햄 파이터스의 우완 사이토 유키(33)가 기적을 일으킬까? 

사이토는 2000년대 중반 와세다 실업고 시절 '손수건 왕자'로 일본 여성팬들의 압도적인 인기를 받았다. 곱상한 외모에 손수건으로 땀을 딲는 장면이 사이토의 시그니처 모습이었다. 실력도 출중했다. 

2006년 여름 고시엔대회 결승전에서 도마코마이 고교를 상대로 15회까지 완투를 펼쳤다. 1-1 무승부가 되자 다음날 재경기에서도 자원등판해 완투를 했다. 결국 4-3 승리를 이끌고 모교에 우승컵을 안겼다.

당시 사이토와 15회까지 대결을 벌인 투수가 일본의 에이스로 성장한 다나카 마사히로(라쿠텐 골든이글스)였다. 사이토는 7경기에서 69이닝을 소화하며 948개의 볼을 던졌다. 4경기 연속 완투까지 했다. 

140km 후반 직구의 힘이 좋고 싱커, 고속슬라이더, 포크볼 등 자유자재로 볼을 뿌렸다. 프로의 러브콜을 뿌리치고 와세다 대학으로 진학했다. 1학년때 에이스로 활약하며 우승까지 이끌었다. 대학 4년동안 통산 69경기에 출전해 31승15패, 323탈삼진, 평균자책점 1.77의 우등성적을 냈다.

인기는 하늘을 모르고 치솟았다. 그의 대학 경기를 보러 3만 명이 넘는 관중들이 몰리기도 했다. 프로지명에서 4개 구단의 1차 지명 경쟁 끝에 니혼햄 파이터스에 입단했다. 그러나 고교시절과 대학시절의 혹사가 앞길을 막았다. 

프로 첫 해는 6승을 따내며 무난하게 출발했다. 프로 2년째인 2012년 개막전 선발투수로 나서 완투승을 따냈고, 완봉승까지 기록하며 날개를 다는 듯 했다. 그러나 갑작스럽게 부진이 찾아와 5승에 그쳤다. 시즌을 마치고 치명적인 어깨 관절순 손상 판정을 받았다. 이후 작년까지 8년 동안 단 4승에 그쳤다. 작년 10월에는 팔꿈치 인대 파열 부상까지 찾아왔다. 

사이토는 은퇴가 아니라 팔꿈치 부상 상태에서 2군 캠프에 참가했다. 마지막이라는 심정이었다. 캠프 첫 날부터 불펜에 들어가 200개의 볼을 던지는 투혼을 발휘했다. 매일 150~200개의 공을 던졌다. '닛칸스포츠'는 부상 부위에 일정한 부하를 더해 재생력을 높이려는 목적이었다고 전했다. 캠프 마지막 날에도 150개를 던졌다. 

1군 구리야마 히데키 감독이 직접 볼을 던지는 사이토를 보고 "저런 표정으로 볼을 던지다니 눈물이 난다"라고 할 정도였다. 캠프 4주 동안 총 3500구를 던졌다. 신문은 예상을 뛰어넘는 회복세를 보였고 실전등판까지도 도전할 정도로 팔꿈치 상태가 좋아졌다고 전했다. 스피드도 120km에서 130km대까지 올라왔다. 신문은 사이토의 캠프가 기적의 행보였다고 전하며 재기를 기대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