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력의 중요성을 말하다' 마운드 대신 강단 오른 전 삼성 선수.txt
2020.12.05 09:20:44

 



[OSEN=경산, 손찬익 기자] 현역 생활의 마침표를 찍은 권오준(전 삼성 라이온즈 투수)이 익숙한 마운드 대신 강단에 섰다. 

권오준은 지난 4일 경일대학교(총장 정현태) 중앙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2020년도 KIUM 명사 특강 KIU가 묻고 최고가 답하다! 스포츠 스타와 함께하는 토크콘서트’ 주인공으로 나섰다. 

경일대 측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마스크 착용, 발열 체크, 사회적 거리 두기 등 방역 수칙을 준수하며 행사를 진행했다. 

“전 삼성 라이온즈 투수 권오준”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권오준은 “여러분들과 만나게 되어 반갑고 이런 자리를 마련해주신 학교 측에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전했다. 

10월 30일 NC와의 정규시즌 최종전을 마지막으로 현역 유니폼을 벗은 그는 “선수 생활을 하면서 생각해보지 못했던 은퇴식을 치르게 되어 기뻤다. 은퇴 경기 당일에도 그만 둔다는 게 실감이 나지 않았는데 경기 후 은퇴 행사 때 새로운 감정을 느꼈다”고 말했다. 

권오준은 또 “경일대 야구부에서도 프로 입단 후 은퇴식까지 치르는 선수가 나왔으면 좋겠다. 아마도 새로운 경험이 될 것”이라고 덕담을 건넸다. 

권오준은 은퇴 경기에서 4-3으로 앞선 9회 선두타자 모창민을 3루 땅볼로 유도한 뒤 오승환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오승환은 첫 타자 애런 알테어에게 동점 솔로 아치를 허용하고 말았다. 이날 삼성은 NC와 연장 12회 혈투를 벌였으나 4-4 무승부로 끝났다. 

이에 권오준은 “아마도 (오)승환이가 나를 빨리 보내주기 싫어 연장까지 간 게 아닐까”라고 웃어보였다. 

권오준은 현역 시절 세 차례 오른쪽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는 등 자신과의 싸움 끝에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서며 팬들에게 감동을 선사하기도 했다. 그는 “그라운드에서 유니폼을 입고 있을 때만큼은 누구보다 열심히 노력했다. 남들이 80%의 노력을 할때 나는 100%, 120%의 노력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무엇이든 의도하지 않을 때 행운이 찾아온다. 홀드 1위에 올랐던 2006년에 선발 투수로 준비해왔는데 중간 투수 2명이 허리 부상으로 2군에 내려가면서 개막 직전 중간 투수로 나서게 됐다. 의도하지 않게 기회가 왔지만 그동안 준비를 잘하고 있었기에 좋은 결과를 거둘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권오준은 은퇴 후 계획에 대해 “30대 중반부터 지도자의 꿈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지금부터라도 준비해야 할 것 같다. 내년에 어떻게 될지 아직 결정된 건 없지만 20년간 기회를 주신 삼성에 보답을 해야 하니까 어떠한 역할을 맡더라도 삼성에 계속 남아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한편 권오준은 토크 콘서트가 끝난 뒤 대운동장으로 이동해 경일대 투수들을 대상으로 원포인트 레슨을 하는 등 의미있는 시간을 보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