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존 지배한 '아트 피칭' 류현진, 시범경기 4이닝 1실점 무사사구 3K 호투
2024.03.12 15:10:57


[스포탈코리아] 오상진 기자= 12년 만에 한화 이글스 유니폼을 입고 첫 실전에 나선 '괴물' 류현진(37)이 날카로운 제구력을 뽐냈다.

류현진은 12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뱅크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시범경기에 선발투수로 등판해 4이닝 3피안타 무사사구 3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했던 류현진은 올 시즌을 앞두고 친정팀 한화와 8년 총액 170억 원의 계약을 맺고 KBO리그에 전격 복귀했다. 류현진은 2012년 10월 4일 넥센(현 키움) 히어로즈전 이후 무려 4,177일 만에 시범경기 KIA전을 통해 홈 팬들 앞에서 실전 등판에 나섰다.

홈 구장을 찾은 팬들의 박수를 받으며 마운드에 오른 류현진은 1회 초 선두타자 박찬호를 풀카운트 승부 끝에 유격수 땅볼로 처리하며 첫 아웃카운트를 잡았다. 다음 타자 이우성을 상대로 8구까지 가는 접전을 펼친 류현진은 우익수 방면 2루타로 첫 피안타를 기록했다. 이어 김도영을 상대로 초구 패스트볼로 카운트를 잡으려다 중전 적시타를 맞아 선취점을 내줬다. 류현진은 이어지는 1사 1루 상황에서 4번 타자 나성범을 2구 만에 2루수 뜬공, 소크라테스를 1구 만에 2루수 땅볼로 처리하며 추가 실점 없이 1회를 마쳤다.

 


한화 타선은 1회 말 노시환의 스리런 홈런을 포함해 타순이 한 바퀴 도는 동안 9점을 뽑아내며 선취점을 내준 류현진의 어깨를 가볍게 만들었다. 그러자 류현진도 타선의 지원에 응답했다.

류현진은 2회 초 KIA 선두타자 최형우를 4구 만에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첫 탈삼진을 기록했다. 김선빈을 3루수 땅볼로 처리하며 순식간에 2아웃까지 잡은 류현진은 한준수의 타구에 왼발을 맞고 내야안타를 허용했다. 큰 부상을 피한 류현진은 투구를 이어갔고 2사 1루에서 최원준을 좌익수 뜬공으로 처리해 이닝을 마무리했다.

분위기를 탄 류현진은 3회를 삼자범퇴로 정리했다. 3회 초 선두타자 박찬호가 파울 타구를 연속 3개 만들어내며 질긴 승부를 펼쳤지만 류현진은 7구 승부 끝에 유격수 땅볼로 아웃카운트를 올렸다. 이어 첫 대결에서 2루타를 허용했던 이우성을 상대로 볼카운트 2-2에서 전매특허 체인지업으로 헛스윙 삼진을 잡아냈다. 류현진은 1회 적시타를 허용했던 김도영을 상대로 1-2 유리한 볼카운트를 만든 뒤 2루수 직선타로 3회를 깔끔하게 정리했다.

 


4회 초에도 마운드에 오른 류현진은 선두타자 나성범을 상대로 1루 땅볼을 유도했지만 1루수 채은성의 실책으로 무사 2루 위기에 몰렸다.

득점권 위기에서 5번 타자 소크라테스를 상대한 류현진은 예술의 경지에 이른 제구력을 뽐냈다. 초구 바깥쪽 커브로 스트라이크를 잡은 뒤 2구는 바깥쪽 높은 코스 빠른 공을 꽂아 넣어 순식간에 0-2 유리한 볼카운트를 만들었다. 류현진은 3구째 패스트볼을 바깥쪽 낮은 코스에 찔러 넣으며 소크라테스를 삼구삼진으로 돌려세웠다. 3구 모두 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ABS)이 적용된 스트라이크존 바깥쪽 선에 완벽하게 걸친 공이었다.

이어지는 1사 2루 위기에서 최형우를 상대한 류현진은 신중한 승부를 펼쳐 3-0의 불리한 카운트에 몰렸다. 하지만 바깥쪽으로 흘러나가는 커터로 스트라이크를 잡은 뒤 파울을 유도해 3-2 풀카운트 상황을 만들었고, 결국 1루 땅볼로 2번째 아웃카운트를 올렸다. 그사이 2루 주자는 3루까지 진루했다. 2사 3루에서 류현진은 김선빈의 타구에 왼쪽 허벅지를 맞았지만 침착하게 1루로 연결해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처리했다.

 


4회까지 총 62구를 던지며 예정된 투구 수를 채운 류현진은 한승주에게 마운드를 넘기고 교체됐다. 스트라이크 비율은 약 66%(스트라이크 41구)를 기록했고, 최고 구속은 148km/h까지 찍혔다.

지난 7일 청백전과 12일 KIA전 등판을 통해 감각을 끌어올린 류현진은 17일 시범경기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한 차례 더 실전을 소화한 뒤 23일 LG 트윈스와 개막전에 선발투수로 나설 예정이다.

한편, 경기는 1회 말 9득점 빅이닝을 앞세운 한화가 9-1로 앞선 상황에서 8회 초 우천 중단됐다.


사진=뉴스1, OS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