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1.5km+KKK…"스트라이크 강박증 사라졌다" 애증의 1차지명 파이어볼러, 처절한 재기 몸부림
2024.03.12 09:24:07


롯데 윤성빈 /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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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조형래 기자] 애증의 파이어볼러가 다시 강속구를 뿌리기 시작했다.

롯데 자이언츠의 2017년 1차지명 투수 윤성빈(25)은 11일 김해 상동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 2군과의 연습경기에 등판해 1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1이닝을 3타자로, 그리고 모두 탈삼진으로 솎아내는 피칭을 선보였다.

이날 윤성빈은 최고 151.5km의 강속구를 뿌렸다. 최저 구속도 148km. 평균 149km의 공을 뿌렸다. 지난해 2군에서도 145km 안팎의 수준이었던 윤성빈은 다시 본인의 강속구를 되찾았다. 무엇보다 탈삼진 3개로 깔끔한 이닝을 만든 과정 자체가 고무적이다. 

총 15개의 공을 던지면서 스트라이크 10개, 볼은 5개였다. 패스트볼 12개(스트라이크 7개)를 던졌고 포크볼 3개를 구사했다. 

윤성빈은 2017년 입단 이후 1년 간은 어깨 통증 재활을 하면서 보냈고 2018년부터 본격적으로 경기에 등판했다. 2018년 개막 선발 로테이션에 들었고 첫 4경기에서 모두 5이닝 이상을 소화하며 1승 평균자책점 3.86로 기대감을 부풀게 했다. 하지만 이때가 윤성빈에게는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주목을 받았던 시간이었다. 18경기(10선발) 2승5패 평균자책점 6.39의 성적을 남겼다.

이후에는 매년 투구폼 교정과 부상, 제구 난조의 악순환이 계속됐다. 1군은 커녕 2군에서도 흔들렸다. 그래도 지난해는, 2020년 이후 3년 만에 1군 스프링캠프에 합류하면서 기대감을 높였다. 그리고 배영수 코치의 불호령을 견뎌내면서 의욕적으로 시즌을 준비했다. 윤성빈도 묵묵하게, 그리고 다부진 각오로 지도를 묵묵히 따랐다. 그런데 또 부상이 걸림돌이 됐다. 3월 2차 스프링캠프지였던 일본 오키나와에서 치른 연습경기 과정에서 햄스트링 부상을 당하며 기세가 꺾였다. 6월에 복귀했지만 몸과 마음처럼 성적은 따라주지 않았다. 8경기 2승 평균자책점 8.76(12⅓이닝 12자책점) 9탈삼진 19볼넷의 성적에 그쳤다. 


롯데 윤성빈 /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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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선수생활의 기로에 놓이는 듯 했다. 그럼에도 윤성빈은 공을 놓지 않았다. 스스로 벼랑 끝에 선 채로 다시금 2024년을 준비하고 있다. 197cm에 긴 팔 다리를 활용해 내리 꽂는 투구폼에 더 이상 집착하지 않고 자신이 가장 편한 폼, 스리쿼터 형태의 궤적으로 돌아가 준비를 했다. 

그는 지난해 10월 취재진과의 자리에서 "더 이상 물러설 것도 없다. 계속 연구를 하고 만들어서 던지는 것보다는 제 몸이 편안하게 던지는 게 뭔가 후회도 없을 것 같았다. 그동안 팔과 어깨도 불편하긴 했다"라면서 "그래서 주형광 코치님에게 고민을 많이 말씀드렸는데 주 코치님도 흔쾌히 받아주시고 감독님한테도 보고가 되면서 편했던 폼으로 피칭을 해봤는데 제구가 잘 됐고 변화구도 잘 들어갔다. 가다듬을 건 분명히 있겠지만 지금 피칭할 때는 좋은 상태인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맞지 않는 옷을 계속 맞추는 것보다는 저에게 맞는 것을 찾아서 입는 게 나을 것 같았다. 그래서 좀 더 편안하게 하는 게 맞는 것 같았다"라면서 "팔 높이가 어디 쯤인지 신경쓰지 않고 제구가 잘 되고 편안하고 아프지 않은 폼을 생각하는 것 같다”라며 변화를 설명한 바 있다. 


롯데 윤성빈 /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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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여전히 정체되고 있다는 사실에 극도로 스트레스를 받기도 했다. 그는 "몇년 동안 계속 안 좋다 보니까 자신감도 많이 떨어졌고 어느 순간 마운드가 불편해지고 무서워졌다. 흔히 말하는 '입스'가 왔다"라고 마음고생을 설명하면서 "처음에는 자존심 때문에 입스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가 배영수 코치님께서 2군과 교육리그에서 이틀에 한 번씩 마운드에 올려주셔서 마운드도 편해졌고 다시 자신감을 찾은 상태"라고 전한 바 있다.

최근 2군에서 훈련을 하면서도 윤성빈은 밝게 그리고 즐겁게 훈련 하는 모습을 목격했다. 2군 관계자는 "이제는 스트라이크에 대한 강박과 스트레스, 부담을 받지 않고 던진다"라면서 윤성빈의 변화가 긍정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김태형 감독도 부임을 하고 윤성빈에 대한 관심을 먼저 드러낸 바 있다. 당장 1군에 모습을 드러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제 막 한 경기일 뿐이다. 하지만 이 한 경기의 과정이 이전과는 180도 다르다. 과연 윤성빈은 올해 다시 1군 마운드에 다시금 올라올 수 있을까.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