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행 소문' 트리플A 53홈런 타자, KIA가 찾던 거포일까?
2021.12.20 18:44:54

 

소크라테스 브리토./AFPBBNews=뉴스1

 

최근 한국행 소문이 돌고 있는 외야수 소크라테스 브리토(29)가 만약 KBO리그에 온다면 어떤 모습을 보일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도미니카 공화국 매체 CDN 데포르트는 지난 19일(한국시간) "브리토가 에스트렐라스 소속으로 도미니카 윈터리그 플레이오프에 나가지 않는다"고 전했다. 한국 야구팀과 계약을 했다는 것이 이유다. 에스트렐라스 단장 펠릭스 페게로도 브리토와 작별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야구계 소문에 따르면 브리토와 계약이 유력한 한국 팀은 KIA다. KIA 관계자도 지난 19일 스타뉴스와 통화를 통해 "그 선수가 영입 후보군에 있는 것은 맞다. 하지만 아직 계약은 하지 않았고, 어디까지나 후보 중 하나로 보면 될 것 같다"라고 말한 바 있다.

도미니카 태생의 브리토는 애리조나에서 커리어를 시작했다. 데뷔 시즌이었던 2015년, 18경기 타율 0.303으로 반짝 기대를 모았으나, 이후 별다른 모습을 보여주진 못했다. 토론토와 양키스를 거쳤고 2019년 이후 메이저리그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메이저리그 통산 기록은 99경기 타율 0.179, 5홈런 18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525다.

트리플 A 성적은 469경기 타율 0.287, 53홈런 272타점 62도루, 출루율 0.339, 장타율 0.467로 준수하다. 주 포지션은 우익수지만, 외야 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올해 양키스 산하 트리플 A팀에서 23도루를 기록할 정도로 발도 빠르다.

트리플 A 기록만 본다면 호타준족이다. 일단 준족은 확실해 보인다. 브리토는 하이싱글 A에서 한 해 38도루를 마크할 정도로 어린 시절부터 꾸준히 빠른 발을 과시했다. 트리플 A에서도 꾸준히 10도루 이상을 기록해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는 커리어하이 시즌인 2018년에도 빠른 발로 홈런 못지않은 2루타와 3루타를 양산해냈다. 2루타 개수(34개)만 따지면 이 해 리그 3위였다.

 

소크라테스 브리토(오른쪽)가 2016년 뉴욕 시티필드에서 열린 뉴욕 메츠와 경기에서 3루 도루에 성공하고 있다./AFPBBNews=뉴스1


관건은 장타력이다. 특히 KIA는 올해 팀 홈런 66개, 팀 장타율 0.336으로 리그 꼴찌의 장타력을 보였다. 9위 한화와도 현격한 차이여서 새 외국인 타자로 거포를 찾는 팬들이 많다.

브리토는 홈런을 만들어낼 힘 자체는 충분하다. 다만 마이너리그 통산 285볼넷, 880삼진으로 좋지 않은 선구안과 콘택트 능력 탓에 실제 경기에서 그 힘이 발휘되지 못하고 있다. 브리토의 타격 영상과 트리플A에서의 기록(2018년 17홈런, 2019년 16홈런)으로 그를 거포로 분류하는 시선도 있다. 하지만 이 기록을 전적으로 신뢰하긴 어렵다.

2018년 브리토가 뛰었던 트리플 A 퍼시픽 코스트 리그는 타자 친화적인 것으로 손꼽히는 리그다. 2019년에는 중립적인 것으로 알려진 트리플 A 인터내셔널 리그에서 뛰었지만, 이때는 유독 홈런이 많이 나온 해였다. 반발력을 높인 메이저리그 공인구가 마이너리그에 도입됐다는 의혹이 수 차례 제기된 적이 있어 이 해 트리플 A 타격 성적은 어느 정도 걸러봐야 한다.

브리토가 2018~2019년을 제외하면 장타율이 0.450도 넘기 힘들었다는 점도 이때의 성적만 보고 그를 거포로 분류하기 어려운 이유다. 종합적으로 판단한다면 미국에서의 브리토는 전형적인 거포보다 중장거리 타자에 가깝다.

물론 브리토가 KBO리그에서는 거포가 될 수도 있다. 2017년 KIA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끈 로저 버나디나(37)도 트리플 A에서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이 15개에 불과한 중장거리 타자였다. 하지만 KBO리그에서 장점을 살리면서 2년 연속 20홈런 이상을 달성하는 등 거포로서 능력도 보여줬다.

다만 브리토는 그때의 버나디나보다 장타력이 낫다고 확신하기 어렵고 선구안은 확실히 떨어진다. 그 때문에 버나디나처럼 KBO리그에서 성공할 것이라 장담하긴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