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역풍' 한화, 육성 기조는 진심…외국인 코치 추가 영입한다
2021.12.17 11:48:48

 

한화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 대럴 케네디 수석코치, 조니 워싱턴 타격코치(오른쪽부터)가 그라운드를 바라보고 있다. 2021.09.11 /OSEN DB



[OSEN=이상학 기자] 6년째 외부 FA 빈손으로 돌아섰지만 한화의 육성 기조는 계속 된다. FA 영입을 잔뜩 기대했던 팬들에게 큰 실망을 안겨 역풍을 맞고 있지만 한화가 그저 손놓고만 있는 건 아니다. 

한화는 최근 외부 FA 영입을 포기하기로 내부 의견을 모았다. 공수주를 두루 갖춘 특급 외야수 박건우를 영입 후보로 삼고 주시했지만 섣불리 나서지 않았다. FA 시장이 예상보다 과열됐고, 박건우는 6년 100억원에 NC 유니폼을 입었다. 

박건우 외에 다른 FA들에게 큰 관심이 없었던 한화는 ‘패닉 바이’를 하지 않고 시장 철수를 선언했다. FA 영입 적기에 제대로 싸워보지도 못한 채 물러난 것에 아쉬움과 한탄의 목소리가 크지만 한화는 또 다시 내부 육성 기조를 내세우며 내년 시즌을 준비한다. 

FA 영입을 포기한 것은 질타와 비판을 받아 마땅하지만 한화의 육성 기조는 구호에 그치지 않는다. 젊은 선수들의 가능성을 꽃피울 수 있는 육성 체계 구축에 진심이다. 외국인 코치 추가 영입도 그 일환이다. 

조니 워싱턴 타격코치가 메이저리그 시카고 컵스와 계약하며 팀을 떠난 한화는 새로운 외국인 코치를 2명 영입할 계획이다. 김남형 메인 코치와 짝을 이룰 타격 보조코치 외에 추가로 외국인 코치 후보와 협상 중이다. 이 코치까지 합류하면 1군 코치진도 부분 개편이 있을 예정이다. 

한화는 올해 구단 최초 외국인 사령탑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을 주축으로 대럴 케네디 수석코치, 호세 로사도 투수코치, 워싱턴 타격코치 등 4명의 외국인 지도자들이 1군 핵심 보직에 자리했다. 각 분야에 경험이 풍부한 외국인 지도자들로 효과를 톡톡히 봤다.

 

한화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과 호세 로사도 투수코치가 불펜피칭을 마친 김범수와 이야기를 하고 있다. 2021.02.04 /OSEN DB



수베로 감독은 전문 분야인 수비에서 포지션 파괴 시프트를 성공적으로 가동했다. 2019~2020년 9위·8위였던 수비 효율(DER)이 올해 3위(.691)로 뛰어올랐다. 주루 미스가 많긴 했지만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공격적인 베이스러닝으로 팀 도루도 2020년 9위(51개)에서 올해 3위(109개)로 상승했다. 

투수 파트를 책임진 로사도 코치는 2019~2020년 2년 연속 9위였던 팀 평균자책점을 7위(4.65)로 두 계단 끌어올렸다. 눈에 띄는 전력 보강이 없는 상황에서도 김민우, 강재민, 김범수, 윤호솔, 김기중, 주현상 등이 스텝업했다. 신체 역학 기준으로 투수들의 컨디셔닝을 관리하며 부상도 최소화했다. 

워싱턴 코치는 자신만의 타격존 설정, 배럴 타구 생산, 유인구에 따라가지 않는 접근법을 내세워 정은원, 노시환, 하주석, 김태연, 이성곤 등의 성장을 이끌어냈다. 순수 출루율 전체 1위(.097)에 올랐고, 볼넷 비율도 지난해 10위(8.4%)에서 올해 1위(11.5%)로 비약적 상승을 이루며 확실한 컬러를 정립했다. 

워싱턴 코치가 빠져나갔지만 수베로 감독 포함 내년 시즌 외국인 코치는 5명으로 늘어난다. 코치 영입 외에도 한화는 구단 차원에서 메이저리그 트렌드를 선도하는 밀워키 브루어스와 협력 관계를 유지하며 비시즌에도 미팅을 갖고 있다. 세이버메트릭스 활용법부터 선수 평가 시스템, 맞춤형 성장 프로그램 등 최신 육성 노하우를 전수받고 있다. FA 영입 포기로 실망을 안겼지만 육성에 대한 한화의 진심은 실망하기 이르다. /waw@osen.co.kr

한화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과 조니 워싱턴 타격코치가 더그아웃에서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2021.05.28 /OSEN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