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양현종과 결렬 아니다", 양현종 "보장액 덜 나와 서운"
2021.12.14 18:32:57

양현종./사진=KIA 타이거즈

 

"(내일 협상에서) KIA 쪽에서 파격적으로 결정해주시면 결론이 나겠지만, 그것이 아니라면 몇 번 더 만나야 하지 않을까 싶다."

양현종(33)의 국내 에이전트인 최인국 스포스타즈 대표는 지난 13일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이런 말을 남겼다. 입장 차가 크다는 의례적인 말이 될 줄 알았으나, 실제 협상에서도 이어졌다.

KIA와 양현종 측은 14일 오후 광주에서 협상을 가졌다. 장정석(48) 단장과 양현종 에이전트가 직접 만나 약 한 시간가량 대화를 나눴다. 하지만 합의된 결론이 나오지 않았다. 옵션으로 총액을 결정하는 것까진 합의가 됐지만, 보장액 규모에서 서로의 입장 차가 컸다.

여기까진 협상 과정에서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다. 다만 양현종의 마음이 많이 상했다. KIA가 조금 더 나아진 수정안을 제시했지만, 양 측이 언제 만날지는 기약이 없다. 귀국 후 KIA만 바라본다는 입장에도 약간의 변화가 감지됐다.

최인국 대표는 14일 협상이 끝난 뒤 통화에서는 "보장액이 생각했던 것보다는 너무 덜 나왔다. (이날 협상 과정을 전해 들은) 양현종 선수도 서운함을 나타냈다. (KIA에서 제시한) 수정안에 대해서는 선수의 마음이 조금 진정된 후에 한 번 더 상의해야 할 것 같다"라고 전했다.

타 구단과 협상 테이블 가능성에 대해서는 "아직은 잘 모르겠지만, 선수와 얘기를 해서 그렇게 결정하면 알아볼 수도 있을 것 같다"라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최종 사인을 하기 전까지는 이렇게 (협상이) 잘 안 되기도 한다"고 여지는 남겨뒀다.

KIA는 협상 결렬보다는 과정 중 하나였다는 입장이다. KIA 관계자는 협상 상황에 대해 "결렬이라는 표현은 적합하지 않다. 우리 쪽에서는 협상안을 다시 제시했고 선수의 답변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쟁점은 보장액과 옵션에 대한 서로 간의 생각 차였다. 계약에서 보장액은 구단의 선수에 대한 신뢰도를 가늠하는 척도로 여겨진다. 옵션이 형식적이더라도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상황은 선수 입장에서 섭섭할 수 있다. 양현종은 이 보장액을 통해 구단의 믿음을 확인하고 싶어했고, KIA도 그 점은 공감했다.

KIA 관계자는 먼저 "옵션보다는 보장액에서 아쉬움을 느꼈을 것이다. 선수 입장에서는 보장액을 더 받고 싶을 수 있다"고 이해했다. 그러면서도 "옵션도 우리 입장에서는 양현종이라면 보여줄 수 있고, 기대할 수 있는 조건으로 비중을 높였다. 다만 받아들이는 선수의 감정은 다를 수 있다. 안 좋은 조건이나 터무니없는 조건을 넣은 것은 아니다"라고 조심스레 설명했다.

협상 세부 내용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지만, 양현종과 협상을 최우선으로 하겠다는 방침만큼은 변하지 않았다. 최근 소문이 돌고 있는 외야 FA 소식과 관련해서도 "양현종과 협상을 일단락을 짓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부인하면서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런 다음에 외부 FA가 됐든 누가 됐든 그쪽에 포커스를 맞춰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