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건우&양석환은 훈련하라고 할까” 김태형의 웃픈 농담...15타수 무안타 9삼진
2021.11.16 17:07:11

[OSEN=고척, 지형준 기자]9회초 두산 양석환이 타석을 준비하고 있다. 박건우는 삼진. 2021.11.15 /jpnews@osen.co.kr


[OSEN=고척, 이후광 기자] KBO리그 최초로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에 성공한 두산 베어스. 7년이라는 적지 않은 세월 동안 쌓인 큰 경기 경험은 두산만이 내세울 수 있는 가장 큰 자산이다. 실제로 이를 토대로 올해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한국시리즈까지 향하는 새 역사를 만들어냈다.

그러나 7년 동안 포스트시즌을 꾸준히 치렀어도 여전히 가을이 낯선 선수가 있다. 큰 경기만 되면 작아지는 두산 외야수 박건우다.

박건우는 김태형 감독이 부임한 2015년부터 주전으로 도약해 7년 연속 3할 타율을 해낸 수준급 외야수다. 2016년부터 2년 연속 20홈런을 비롯해 2017년 20(홈런)-20(도루)에 가입하며 호타준족으로서의 입지를 다졌다. 넓은 수비 범위와 강한 어깨 역시 그의 강점이다.

그러나 이상하게 가을만 되면 이런 장점들이 모두 사라진다. 지난해까지 박건우의 포스트시즌 통산 성적은 44경기 타율 1할9푼 2홈런 18타점. 생애 첫 가을야구였던 2015년 준플레이오프 4경기 타율 1할1푼1리를 시작으로 2018년 한국시리즈 6경기 타율이 4푼2리에 그쳤고, 지난해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 한국시리즈서 모두 1할대 타율을 기록했다.

올해 가을도 큰 반전은 없다. 와일드카드 결정전 타율 1할에 이어 준플레이오프에서 4할1푼7리 맹타를 휘두르며 부진에서 탈출하는 것처럼 보였으나 플레이오프 2할2푼2리, 한국시리즈 2경기 7타수 무안타 3삼진으로 다시 방망이가 차갑게 식었다. 15일 2차전에서도 4타수 무안타 2삼진으로 5번 역할을 전혀 수행하지 못했다.

그리고 올해 박건우에 이어 또 한 명의 가을 ‘아픈손가락’이 등장했다. 시즌에 앞서 트레이드로 합류해 거포 해결사로 자리 잡은 양석환이다.

양석환 역시 박건우와 비슷한 길을 걷고 있다. 정규시즌에서는 28홈런의 폭발력을 선보였지만 준플레이오프 타율 1할3푼3리 부진을 시작으로 플레이오프 타율이 2할5푼에 그쳤고, 한국시리즈 2경기서 8타수 무안타 6삼진의 굴욕을 당했다. 2차전 6번 강등에도 3타수 무안타 1볼넷으로 큰 반전은 없었다.

두산은 중심타자인 두 선수의 동반 부진 속 1~2차전 총 3득점에 그치며 충격의 시리즈 2연패를 당했다. 가을 미라클의 최대 위기다.

2차전이 끝난 후 김 감독은 휴식일인 16일 훈련 계획을 묻자 “지금 심신이 지쳐 있는 상태다. 일단 나는 쉴 것”이라고 농담하면서도 “박건우, 양석환은 훈련을 하라고 할까”라는 뼈 있는 말을 남겼다.

어차피 향후 최대 5경기만 치르면 모든 게 마무리된다. 휴식일인 16일 특타를 통해 타격감을 살릴 수만 있다면 못할 이유가 없다. 그 동안 보면 결국 박건우, 양석환 등 우타 해결사들이 제 몫을 해낼 때 승리가 찾아왔다. 

과연 김 감독의 뼈 있는 농담이 두 선수의 반등으로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김 감독이 자주 하는 말처럼 결국 쳐줘야할 선수들이 쳐야 이길 수 있다. /backligh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