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와 라스트 댄스...롯데는 2022년 '우승 적기'로 만들 수 있나?
2021.11.16 16:18:27

롯데 이대호 /OSEN DB


[OSEN=조형래 기자] 롯데 자이언츠는 과연 이대호와 함께 우승의 헹가래를 칠 수 있을까. 이대호의 마지막 시즌은 ‘우승 적기’로 만들 수 있을까.

이대호는 올 시즌을 앞두고 2년 26억 원의 FA 계약을 체결했다. 이 2년을 마지막으로 이대호는 현역 은퇴를 예고했다.  그리고 우승에 대한 간절함을 우승 옵션으로 표현했다. 일본시리즈 우승은 있지만 아직 한국시리즈 우승은 달성하지 못한 이대호는 언제나 우승에 대한 강한 열망을 드러냈다.

그는 계약 직후 “야구를 하면서 꿈 하나가 롯데 우승 하나가 남아 있다. 2년이 남았다고 생각하니까, 기간이 정말 안 남은 것 같다”라며 “선수로서는 하고 싶은 우승을 못하면 팬으로 돌아가서 우승하는 것을 봐야 한다. 꼭 2년 안에 우승을 해보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2년 계약의 첫 번째 시즌. 우승을 위해서는 최소한의 가능성이라도 비춰야 했다. 당장 목표 달성은 힘들더라도 포스트시즌에는 올라서 가을야구 경험을 했어야 했다.

하지만 롯데는 올해 감독 교체 등 풍파를 겪으면서 최하위권에서 허덕였다. 시즌 막판까지 가을야구 턱걸이권인 5위 도약을 위해 노력했지만 결국 8위로 정규시즌을 마무리 했다. 우승을 논하는 것은 어렵지만 가을야구 진출 전력이라는 것에는 큰 이견이 없었지만 끝내 목표의 마지노선에 도달하지 못했다.

이 과정에서 이대호의 역할은 어땠을까. 과거와 같이 ‘금강불괴’의 이미지로 상대 마운드를 압박하는 모습까지는 아니었다. 올해 114경기 출장해 타율 2할8푼6리(420타수 120안타) 19홈런 81타점 OPS .790의 기록을 남겼다. 주전으로 도약하기 이전인 2003년(54경기) 이후 가장 적은 경기에 출장했고 안타 수 역시 2005년(119개) 이후 최저였다. 불혹의 나이를 체감해야 했다.

그러나 떨어진 성적이지만 팀 타선에서 이대호의 존재감은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었다. 아이러니했다. 19홈런은 팀 내 최다 홈런이었다. 아직 이대호의 장타력을 대체할만한 타자는 없었다. 전체적인 생산력은 전준우, 안치홍, 정훈, 한동희가 더 높았고 타선의 무게중심도 넘어가고 있다. 하지만 이대호의 장타력은 여전히 유효했다.

 

롯데 래리 서튼 감독과 이대호 /OSEN DB


더 이상 ‘조선의 4번 타자’는 아니다. 래리 서튼 감독 부임 이후 이대호는 4번 타자 출장 경기가 전무했다. 타순이 유동적이었다. 라인업에서 빠지기도 했다. ‘4번 이대호’라는 고정관념에 얽매이지 않았다. 유망주 타자들보다는 더 높은 생산력을 갖고 있는 것은 팩트이기 때문에 4번 타순이 아니라도 해줘야 할 역할이 있었고 그 역할을 해냈다. 내년 시즌에도 마찬가지의 상황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세대교체의 움직임 속에서도 이대호의 역할을 간과하지 않는 서튼 감독이다. 그리고 내년에는 한국시리즈에 함께 올라서는 기대를 갖고 있다. 그는 “이대호는 메이저리그와 일본프로야구에서 성취하지 못한 것이 없다고 생각이 들 정도로 대단한 선수다. 클럽하우스에서의 리더 역할을 해줬고 내년에도 비슷한 역할을 할 것이다. 올해 젊은 선수들을 많이 도와줬고 알려줬다. 배울 것이 많은 선수이고 이대호 같은 선수가 팀에 있어야 도움이 된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대호는 어린 선수들이 가질 수 없는 경험과 노하우를 갖고 있다. 이를 전파하면서 오늘날에 없는 가치를 새롭게 만들 수 있다. 과거와 오늘날의 가치들이 접목된다면 팀은 더 강해질 수 있다”라며 “내년에는 더 좋은 시즌을 보낼 가능성이 높다. 단순한 바람 아닌 현실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대호와 함께 한국시리즈에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힘줘 말했다.

이대호가 건재한 상황에서 롯데는 팀 컬러 개편 작업에 착수했다. 구장 확장과 함께 세밀한 야구의 DNA를 이식시키려고 한다. 이 과정이 제대로 이뤄진다면 롯데의 야구는 ‘사상누각’이 되지 않을 수 있다. 올해 평균자책점 최하위의 투수진도 개선이 필요하다. 내부 프리에이전트 자원 손아섭과 정훈을 붙잡아 공백을 최소화시키며 외부 자원까지도 생각을 해야 한다. 외국인 투수 조합을 갖추는 것 역시 중요한 문제.

롯데가 이대호의 마지막 시즌을 ‘우승 적기’로 만들기 위해서는 해야 할 일이 많다. 과연 이대호와 롯데가 마지막 순간에 함께 웃는 그림이 완성될 수 있을까. /jhrae@osen.co.kr


롯데 이대호 /OSEN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