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수비 동반 다운그레이드, 그리웠던 그 이름 ‘정가영’
2021.11.15 21:42:06

[OSEN=고척, 조은정 기자]경기 전 두산 정수빈이 더그아웃에서 동료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21.11.15 /cej@osen.co.kr

 

[OSEN=고척, 이후광 기자] 가을 사나이가 빠지자 두산의 가을 기운도 차갑게 식어버렸다. 정수빈 한 명의 이탈로 공격과 수비가 동반 다운그레이드 됐다.

1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두산과 KT의 한국시리즈 2차전. 전날 1차전을 내준 두산은 정수빈(중견수)-강승호(2루수)-호세 페르난데스(지명타자)-김재환(좌익수)-박건우(우익수)-허경민(3루수)-양석환(1루수)-박세혁(포수)-박계범(유격수) 순의 라인업을 통해 반전을 노렸다. 5번에서 부진을 거듭한 양석환을 7번으로 내리고, 감이 좋은 강승호를 하위타선에서 2번으로 올리는 나름 파격적인 변화였다.

그런데 경기 시작 1시간여를 앞두고 날벼락을 맞았다. 가을사나이 정수빈의 출전 불가 소식이었다. 정수빈은 전날 1차전에서 슬라이딩 호수비를 선보인 뒤 경기를 정상적으로 소화했지만 수비 도중 왼쪽 손목을 접질렸고, 이날 그 여파로 타격연습 때 손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대타 출전도 어려울 정도의 통증이었다.

이로 인해 허경민(3루수)-강승호(2루수)-호세 페르난데스(지명타자)-김재환(좌익수)-박건우(중견수)-양석환(1루수)-박세혁(포수)-김인태(우익수)-박계범(유격수) 이라는 낯선 라인업으로 2차전에 나서야했다. 타선은 물론이고 외야진까지 박건우가 중견수, 김인태가 우익수를 맡는 새로운 포지션이 짜여졌다.

일단 정수빈 대신 리드오프를 맡은 허경민은 볼넷 2개를 골라내며 나름의 역할을 해냈다. 문제는 정수빈 제외로 인해 공격과 수비가 전반적으로 다운그레이드 됐다는 것.

하위타선에 배치된 김인태는 2회와 7회 병살타로 흐름에 찬물을 끼얹었고, 5회 무사 1, 2루서 조용호의 우전안타 타구를 잡아 부정확한 홈 송구로 추가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정수빈이 빠지지 않았다면 우익수는 어깨가 강한 박건우가 맡았을 터. 타구 속도가 빨랐고, 2루주자도 발이 빠르지 않은 박경수였기에 아쉬움이 짙게 남았다.

두산은 결국 정수빈의 부상 공백을 극복하지 못하고 KT에 1-6으로 패하며 시리즈 2연패에 빠졌다. ‘정가영(정수빈은 가을 영웅)’이 없는 두산의 가을은 낯설기 그지없었다. /backligh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