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중 굳은 다짐 "대호 선배 마지막 시즌, 우승 한 번 해야죠"
2021.11.14 14:41:10

 

롯데 마무리 투수 김원중./사진=롯데 자이언츠

 

롯데 자이언츠 김원중(28)이 풀타임 마무리 2년차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내년에는 팀의 우승을 목표로 달리겠다는 굳은 각오를 보였다.

김원중은 최근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푹 쉬고 있다. 지금은 머리를 비우는 시기다. 몸과 마음을 비워야 내년 시즌을 준비할 수 있다"고 근황을 알렸다.

2012년 1라운드 5순위로 롯데 유니폼을 입은 김원중은 투수 유망주로 손꼽혔다. 하지만 오랜 시간 알을 깨고 나오지 못했다. 선발과 불펜을 오갔다. 그러던 중 2018년 시즌 8승이라는 최고의 성적을 거두면서 반짝 떠올랐으나 2019년 다시 5승으로 떨어지면서 '유망주' 꼬리표를 떼지 못했다.

반전은 지난해였다. 마무리 투수로 변신한 것이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리그 최다 블론 세이브(8개)가 있긴 했지만 5승4패 25세이브 평균자책점 3.94로 좋았다. 첫 마무리 투수로 20세이브를 넘긴 것이다.

그리고 올해 한 단계 성장하며 10세이브를 추가, 35세이브로 시즌을 마쳤다. 리그 부문 1위 오승환(39·삼성)의 44세이브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또 구단 역대 한 시즌 최다 세이브 단독 2위에 올랐다. 이 부문 기록은 지난 2017년 손승락(39·은퇴)의 37세이브다. 마무리 2년차 만에 구단 역사에 한 페이지를 작성했다.

김원중은 "(세이브) 1위 욕심은 나지 않는다. '세이브 몇 개 하겠다'는 생각보다 항상 1개, 오늘 공 하나, 이런 식으로 단순한 생각을 갖고 하다 보니 세이브 2위를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겸손함을 전했다.

래리 서튼(51) 롯데 감독은 김원중의 성장에 대해 일관성을 짚었다. 서튼 감독은 "김원중은 정신적으로 더 강해졌고, 모든 구종을 원할 때 (존에) 넣었다 뺐다 하는 능력이 생겼다. 스스로 준비를 잘하고 있고, 계획도 잘 짜고 훈련도 열심히 한다. 경기력에서도 꾸준한 모습이 나온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에 대해 김원중은 "구위를 유지하며, 마무리 자리를 지켜야 하는 것이 내가 할 일이다. 그러기 위해 운동이나 행동을 경기에 맞춰 하려고 하고, 구위를 유지하기 위해 시합 전에 노력했던 부분들이 있다. 그것을 보고 감독님이 칭찬해주신 것 같다. 웨이트 트레이닝, 식사 등 루틴을 잘 준비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롯데 마무리 투수 김원중./사진=롯데 자이언츠

 

롯데의 최대 강점은 젊은 불펜으로 꼽힌다. 구승민(31)-최준용(20)-김원중으로 이어지는 필승조 라인이 성립됐다. 이들은 7~9회를 책임진다. 구승민과 최준용은 나란히 20홀드를 기록했다. 최준용은 신인왕 후보로도 언급되고 있다. 김원중은 "벌써 내가 중고참이 됐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벌써 이 자리까지 왔다. 이제는 내가 이끌어가야 하는 입장이 됐다. 후배들도 승민이 형과 나를 의지하는 부분도 생겼다. 그래서 나로서는 더욱 책임감을 갖고 올바른 모습을 후배들을 보여줘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선배미를 뽐냈다.

조만간 김원중은 휴식을 마치고 운동을 다시 시작할 생각이다. 내년 시즌 준비를 위해 다시 몸을 달군다. 김원중은 "몸이 '0'이 됐을 때 다시 운동을 시작하려고 한다. 장독이 비워져야 물을 채울 수 있듯 몸과 마음 역시 비워야 내년 시즌을 준비할 수 있다"면서 "이대호(39) 선배의 마지막 시즌이다. 선수들끼리 이대호 선배가 있을 때 우승 한 번 해야 한다는 말을 한다. 야구장에 대호 선배가 없을 거라는 게 아직 상상이 되지 않는다. 그래서 더욱 칼을 갈고 내년을 준비하겠다"고 굳은 다짐을 전했다.

또 "무엇보다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다. 우리 팀이 더 높은 곳에 올라가는 데 보탬이 되는 것이 내 각오"라고 강조했다.

팬들에게도 인사를 전했다. 김원중은 "야구장에 올 수 없는 상황임에도 팬들의 응원은 다 느껴졌다. 우리가 야구할 수 있는 것도 팬들 덕분이다. 항상 감사하다. 내년에는 안정적인 상황에서 야구를 같이 즐겼으면 좋겠다"고 감사함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