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개팀 러브콜, ML 돌아간 일타강사…수베로 선택은 33세 코치 '내부 승격'
2021.11.14 03:12:56

한화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과 조니 워싱턴(오른쪽) 타격코치가 더그아웃에서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OSEN DB


[OSEN=이상학 기자] 지난해 한화가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을 선임한 뒤 조니 워싱턴(37) 타격코치를 영입했을 때 주변 반응은 “한국에 올 사람이 아닌데…”였다. 

LA 다저스 마이너리그 코치를 거쳐 지난 2019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서 구단 최연소 메인 타격코치를 맡았던 그는 LA 에인절스 차기 감독 면접도 본 ‘거물’이었다. 선수 시절 마이너리그 팀 감독이었던 수베로 감독의 인맥이 아니었다면 처음부터 한국에 올 리 없었다. 

메이저리그에서도 인정받은 ‘타격 전문가’ 워싱턴 코치는 자신만의 타격존 설정, 배럴 타구 생산, 유인구에 따라가지 않는 접근법으로 한화 타자들을 지도했다. 정은원은 리그 정상급 1번타자로 성장했고, 선구안이 약점으로 지적된 하주석과 노시환도 ‘개안’했다. 최재훈, 김태연, 이성곤 등 한화의 주축 타자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워싱턴 코치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예상대로 워싱턴 코치와 한화의 동행은 딱 1년으로 끝났다. 워싱턴 코치는 시즌 막판부터 무려 12개 메이저리그 구단으로부터 영입 제의를 받았고, 고심 끝에 시카고 컵스와 계약하기로 했다. 보직은 타격 보조코치이지만 공식 직함보다 훨씬 큰 권한을 행사할 수 있는 조건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도 워싱턴 코치를 잡기 위해 노력했지만 예정된 이별을 피할 수 없었고, 그가 떠난 자리에 대안을 일찌감치 준비했다. 수베로 한화 감독의 선택은 올 시즌 보조코치로 워싱턴 코치와 함께 호흡을 잘 맞춰온 김남형(33) 코치였다. 


한화 노시환(왼쪽)이 조니 워싱턴 타격코치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OSEN DB


한화 구단에선 수베로 감독에게 “원하는 외국인 코치가 있으면 말해달라”며 감독 의사를 반영해 외부 영입을 준비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수베로 감독이 올해 김남형 코치의 업무 수행 능력을 높이 평가했고, 구단에서도 현재 기조와 연속성을 이어갈 수 있는 내부 승격에 의견을 같이 했다. 

인천고 출신으로 지난 2007년 현대에 지명돼 2014년까지 히어로즈에서 내야수로 뛴 김남형 코치는 2015~2017년 3년간 NC 전력분석원으로 일해 데이터 분석에 밝다. 2018년 한화 2군 수비코치를 시작으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고, 지난해 6월 1군에 올라온 뒤 올해 타격 보조코치로 1년을 보냈다. 

1988년생으로 김강 KT 타격코치와 함께 만 33세 리그 최연소 코치. 젊음을 무기로 선수들과 소통 능력이 뛰어난 김 코치는 수준급 영어 실력으로 올 한 해 워싱턴 코치와 선수들 사이 가교 역할을 잘 해냈다. 워싱턴 코치의 지도법을 1년간 바로 곁에서 지켜보며 여러 노하우를 전수받았다. 

코치로는 어린 나이지만 동갑내기 김강 코치도 지난해부터 KT 1군 메인 타격코치를 맡아 올해 정규리그 우승에도 기여했다. 나이가 많은 선수들과도 서로 존중하는 관계를 구축했다. 나이보다 중요한 건 능력이고, 김 코치도 지도력을 인정받아 중책을 맡는다. /waw@osen.co.kr


한화 이글스 김남형 코치 /OSEN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