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운동중독자, 더 빡세게!” 벼랑 끝에서 일어선 홀드왕의 생존기
2021.11.13 22:52:20

2021시즌 홀드왕을 차지한 KIA 타이거즈 장현식./OSEN DB


[OSEN=광주, 이선호 기자] "내년 더 빡세게 준비하겠다".

KIA 타이거즈 우완 장현식(26)은 2021시즌 멋진 재기에 성공했다. 69경기에 출전해 1승5패1세이브34홀드, 평균자책점 3.29를 기록했다. 전문 불펜요원 가운데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했다. 멀티이닝도 곧잘 소화했고 3일4연투까지 했다. 타이거즈 역대 최다 홀드를 기록하며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작년 트레이드 이후 11점대 ERA, NC 시절을 포함해 수 년간의 방황을 딛고 우뚝 섰다. 지난 12일 마무리 캠프 이틀째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만난 장현식의 얼굴은 편안했다. 누구보다 치열했던 시즌을 멋지게 마무리한 여유가 풍겼다. 야구인생에서 한단계 올라섰다. 

장현식은 첫 홀드왕에 대해 “팀 역사에 이름을 남기는 첫 기록을 내서 기쁘다. 홀드는 나 혼자 한 것이 아니다. 팀 전체가 한 것이다. 너무 감사하다. ‘잘 버텼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적당히 해도 괜찮겠지’라는 생각을 버렸다. 더 빡세게 준비를 해야겠다는 마음이다”고 소감을 밝혔다. 

장현식은 2020 시즌을 마치고 마지막이라는 절박한 각오로 시즌을 준비했다. 재기의 답을 훈련에서 찾았다. 매일 훈련에 매달렸다. 마치 운동중독이 된 것 처럼 땀을 흘렸고 몸의 체질을 바꾸었다. 스프링캠프는 2군에서 출발했지만, 더 독한 마음을 먹고 몸을 굴렸고, 정신적으로도 강해졌다. 

“작년에 너무 못해 이대로 간다면 유니폼을 벗을 것 같았다. (트레이드 후 못했을 때) 팬들의 눈 보다는 내 자신에게 속이 상했다. 스스로 (훈련의) 한계를 뛰어넘지 못했다. 참고 한계를 넘고 던지니까 많이 좋아졌다. 시즌 중에도 꾸준히 운동을 했다. 운동중독처럼 먼저 하게 되더라"고 운동에 매달린 이유를 설명했다. 

또 하나 마음을 비웠다는 점이다. 마운드에서 잘던지려고, 잘하려는 조급함을 버린 것이 자신감 있는 투구로 이어졌다. “잘 하려고 하지 말고, 상대 타자를 상대로 연습을 한다는 생각으로 던졌다. 그런 마음으로 던지니 결과가 나오더라. 점수를 주고 던지자는 등 상황을 편하게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경기를 마치고 마무리 정해영과 장현식이 승리를 축하하고 있다./OSEN DB

 

투구폼의 안정도 수확이었다. 매년 투구폼을 바꾸며 혼란이 많았다. 후반기부터 와인드업으로 정착을 하며 구위가 훨씬 좋아졌다. “몸이 그 전과 다르게 아프지 않다. 와인드업으로 가면서 많이 정리가 됐다. 폼이 정착이 되고. 생각을 편하게 하다보니 힘은 조금만 쓰는데 공은 더 괜찮아졌고, 몸은 더 좋아졌다. 예전에는 쓸데없는 힘으로만 던졌다”며 웃었다. 

후배 마무리 투수 정해영(20)은 역대 5번째로 '30홀드-30세이브'를 동반 작성해 더 각별하다. “지금은 9회에 해영이가 없으면 이상하다. '못해도 우리가 던져야 한다. 잘 해보자'고 했다. 많이 나가고 자주 던지다보니 여유가 생겼다. 해영이는 천재 스타일이다. 신인 때부터 잘했다. 마음 졸이거나 눈치보는 일도 없이 자신감이 있다"고 칭찬했다. 

내년 시즌에 대한 자신감도 드러냈다. "겨울에도 계속 훈련할 것이다. 올해는 ‘나를 안쓰고 못버티게 만들겠다’는 각오를 했다. 내년에도 ‘이 자리에는 현식이가 던져야 한다’라는 말을 듣고 싶다. 나를 포함해 팀 전체가 할 수 있고, 투쟁심을 모두 만들어 높은 순위에 올라갔으면 좋겠다"는 바램도 밝혔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