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회말 은퇴 타석’ 40세 포수는 눈물이 왈칵...친정팀 자극했던 양석환의 진심.txt
2021.11.13 17:21:06

LG 시절 다정했던 이성우(왼쪽)와 양석환. 2020년 9월 18일 잠실 롯데전에서 양석환이 솔로 홈런을 날린 뒤 이성우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OSEN DB


[OSEN=한용섭 기자] LG 이성우(40)는 준플레이오프 3차전 9회말 2아웃 이후에 대타로 들어섰다. 마지막 타격 기회를 준, 팬들과 인사할 수 있는 자리를 배려해 준 류지현 감독에게 감사했다는 그는 대타를 준비하면서부터 여러 차례 눈시울이 뜨거웠다고 했다.

대타로 나서 2루수 직선타 아웃으로 경기가 끝났다. 그리고 마지막에 두산 후배 양석환의 한마디에 눈물이 왈칵 쏟아질 뻔 했다.

이성우는 타석에 들어서기 전에는 1루쪽 LG 팬들을 향해 헬멧을 벗고 고개 숙여 인사했다. 팀의 주축 선수가 아니라는 자격지심으로 인사를 해도 되나 잠깐 고민을 했다는 그는 인사 후 LG팬들의 뜨거운 박수와 환호에 감정이 북받쳤다고 했다.

대타를 준비할 때 부터 이미 눈시울이 뜨거웠던 이성우는 2볼 1스트라이크에서 두산 마무리 김강률의 148km 직구를 때렸는데, 2루수 정면 직선타 아웃이 됐다.

경기 종료. LG 선수들은 1루측 파울라인으로, 두산 선수들은 3루측 파울라인으로 모여들었다. 도열해서 팬들에게 인사하기 위한 것.

이 때 이성우는 몸을 돌려 헬멧을 벗고 두산 선수들에게 고개 숙여 인사했다. 이성우는 “두산 선수들이 박수를 쳐줘서, 두산 선수들에게 감사 인사를 한 거였다. 고생하셨다고 그런 얘기도 해줬다. 고마웠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플레이오프 진출과 탈락의 희비가 엇갈린 짧은 시간, 살갑게 인사한 두산의 후배도 있었다. 이성우는 “양석환이 ‘선배님 고생하셨다’고 말해주더라. 거기서 눈물이 터질 뻔 했다"고 소개했다. 두산 1루수였던 양석환은 3루쪽 파울라인으로 달려가면서 타석 근처에 있던 이성우를 향해 진심이 담긴 인사를 건넨 것이다.

이성우는 "석환이는 두산으로 트레이드 되기 전까지 1년 정도 같이 뛰었는데 초등학교 후배다”라고 인연을 소개했다. 이성우가 2019년 LG로 다시 왔을 때, 양석환은 상무야구단에서 군 복무 중이었다. 양석환은 2020년 8월 제대해 LG에 복귀, 초등학교 10년 선배인 이성우를 만났다.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 앞두고, 경기 전 두산 양석환이 LG 채은성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OSEN DB


양석환은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9회 2루타를 때린 후 두산 유니폼의 엠블렘을 가리키는 세리머니로 친정팀 LG를 자극하기도 했다. 포스트시즌 첫 안타의 기쁨으로 두산 팬들을 향한 세리머니였다. 그러나 은퇴를 앞둔 친정팀 선배를 향해 따뜻한 말 한마디로 감동시켰다. 경기를 앞두고 훈련 때 양석환은 LG 선수들과 친분을 나누며 돈독한 관계는 변함없다.

이성우의 22년 프로 생활의 마지막 타석이었다. 이성우는 2000년 LG에 육성 선수로 입단했으나 기회를 잡지 못하고 방출됐다. 상무에서 군 복무를 마치고, 2005년 SK(현 SSG)에 다시 육성 선수로 입단했다. 줄곧 2군에서 머물다 KIA로 트레이드, 2008년 뒤늦게 프로 데뷔전을 치렀다.

KIA에서 9시즌을 뛰고 2017년 다시 SK로 이적했고, 2018시즌 방출 통보를 받았다. 2019년 LG에서 기회를 받아 올 시즌까지 뛰었다. 프로 통산 620경기에 출장해 타율 2할2푼2리(821타수 182안타) 7홈런 75타점 62득점을 기록했다. 

/orang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