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 "널 보면 바보가 된다" 극찬 듣자 '국대 에이스' 반응이...
2021.11.13 15:48:13

KT 위즈 고영표. /사진=뉴스1

 

한국시리즈 출전을 앞둔 '국가대표 잠수함 에이스' KT 고영표(30)가 굳은 결의를 다졌다.

KBO 리그의 대미를 장식할 한국시리즈가 이제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KT 위즈는 오는 14일 오후 2시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두산 베어스를 상대로 2021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7전4선승제) 1차전을 치른다.

경기를 이틀 앞두고 KT 위즈 선수들은 한화 2군을 상대로 연습경기를 치르며 경기 감각을 조율했다. 결과는 4-2 역전승이었다. 1-2로 뒤진 6회 배정대가 동점 솔로포를 터트린 뒤 8회 김민혁이 결승타를 때려냈다. 투수 쪽에서는 선발 고영표부터 김재윤, 주권, 박시영, 조현우, 이대은, 김민수, 엄상백, 심재민이 차례로 1이닝씩 책임졌다.

1이닝 3피안타 2실점을 기록한 고영표는 시즌 막판 허리 통증을 호소하며 고전했다. 하지만 이제는 다 나은 상태라고 했다. 그는 경기 후 "몸 상태는 괜찮다"면서 "군 복무를 마친 뒤 많은 이닝을 소화하면서 허리에 경미한 통증이 있었다. 쉬는 기간 동안 회복했다. 정규 시즌과 마찬가지로 던질 수 있다. 통합 우승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왔다. 무리해서라도 기회를 잡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각오를 밝혔다.

고영표는 올 시즌 출전한 26경기 중 25경기에 선발 등판, 11승 6패 1홀드 평균자책점 2.92를 마크하며 에이스로 활약했다. 시즌 중간에는 대표팀에도 선발돼 2020 도쿄 올림픽 무대를 누볐다. 특히 일본과 준결승전에서는 5이닝 2실점으로 제몫을 다해줬다. 그는 "한일전에서 무조건 이겨야 한다는 압박감 대신, 상대가 더 부담을 가질 수 있다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했다. 오히려 더 편하게 했다. 도쿄서 열리는 대회였고 그들은 최정예로 나왔다. 자주 상대하지 않은 투수가 나오면 부담스럽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전했다.

한국시리즈 상대는 두산이다. 고영표는 "타이브레이커(1위 결정전)에서 승리한 뒤 두산과 한국시리즈에서 맞붙을 거라고는 예상 못했다. 정규 시즌 때 항상 LG와 삼성의 승패를 확인했다. 그런데 그 팀들이 아닌, 두산이 올라온 걸 보고 많이 놀랍기도 하고 대단하다고 느껴진다"며 "두산 타자들은 다 조심해야 할 것 같은데, 그 중에서도 페르난데스를 가장 조심해야 할 것 같다"고 경계했다.


KT 고영표. /사진=뉴스1

 

고영표는 추신수(39·SSG)가 올 시즌 종료 후 인터뷰에서 극찬하면서 화제에 오른 바 있다. 당시 추신수는 "정말 고영표의 공은 치지 못하겠더라. 미국 언더핸드 투수의 경우 투심 패스트볼과 슬라이더, 커브를 주로 구사하고 체인지업은 잘 안 던진다. 근데 고영표의 체인지업은 공이 사라지는 느낌이다. 그를 상대하면 내 자신이 바보가 되는 것 같다. 고영표도 알고 있을 거다. 내가 그를 상대하는 걸 보면 (제 모습이) 웃긴다"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에 대해 고영표는 "대단한 메이저리그 커리어를 갖고 계신 선배님이다. 그런 분이 제 공을 치기 어렵다고 이야기한 게 정말 뿌듯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스스로에 대해 자신감이 생긴다. 사실 그렇게 언론에 공개적으로 인정하고 약점을 드러낸다는 게 쉽지 않은 일일 텐데…"라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어 "제 체인지업을 언급해주셔서 감사하다. 추신수 선배를 상대할 때 조금은 안심한다. 워낙 장타자에 구장(SSG 랜더스필드)도 작은 편인데, 체인지업을 던질 때마자 헛스윙이 나오거나 파일이 나오면 카운트를 잡게 되는 거다. 그래서 제 공을 '못 치시는구나'라고 느낄 때마다 점점 편해졌던 것 같다"고 되돌아봤다.


추신수. /사진=뉴스1

고영표. /사진=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