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크볼 1타 강사' 미란다, 1군 2년차부터 15년차 베테랑까지 수강생 줄 섰다
2021.10.21 12:10:58

 

두산 베어스 외국인 투수 아리엘 미란다 / OSEN DB



[OSEN=대구, 손찬익 기자] 올 시즌 한국 땅을 처음 밟은 아리엘 미란다(두산)는 최고 150km 안팎의 빠른 공과 낙차 큰 포크볼을 주무기 삼아 14승 5패(평균 자책점 2.29)를 거두며 두산의 에이스로 우뚝 섰다. 

221개의 삼진을 빼앗으며 이 부문 단독 선두를 질주 중인 미란다는 1984년 고 최동원의 한 시즌 최다 탈삼진 기록(223개) 경신을 눈앞에 두고 있다. 

두산 투수들은 미란다의 포크볼을 배우기 위해 줄을 섰다. 1군 2년차 이교훈부터 15년차 베테랑 김강률에 이르기까지 수강생의 폭이 넓다. 

미란다에게 영업 비밀은 없다. 동료들에게 자신의 노하우를 아낌없이 전수한다. 그는 "곽빈, 최원준, 이교훈, 김강률, 홍건희 등 동료들이 포크볼을 어떻게 잡고 던지는지 많이 물어보면 내가 던지는 느낌을 말해준다"고 전했다. 

영건들에게는 포크볼 전수는 물론 멘탈 교육까지 책임진다. 그는 "젊은 투수들에게 정신력 이야기를 많이 한다. 정신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결과에 따라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정신력을 제대로 갖추고 나서 신체적으로 준비하라고 이야기한다"고 전했다. 

두산 선발진이 젊어지면서 에이스로서 팀을 이끌어야 한다는 책임감은 더욱 커졌다. 미란다는 "어떻게 보면 외국인 투수지만 책임감이 생긴다. 젊은 투수들이 열심히 운동하는데 좋은 결과가 나오면 노력의 열매를 맺는데 그렇지 않으면 흔들릴 수 있다. 젊은 투수들을 잘 이끌어 가야 한다는 책임감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미란다가 에이스로서 뛰어난 활약을 펼치며 팀 승리에 기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두산의 미래를 책임질 젊은 투수들의 성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면 더 바랄 게 없다.

에이스와 영건들의 교과서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하는 미란다. 이럴 때 '넝쿨째 굴러온 복덩이'라는 표현을 쓰나 보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