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연속 주루사에 홈 송구 불발...9-10위는 집중력 차이였나?
2021.10.10 17:25:24

이성곤./사진=한화 이글스

 

1회부터 3회까지 매 이닝 주루사로 기회를 날리던 한화 이글스가 5회 연이은 아쉬운 수비로 승기를 완전히 내줬다. 반면 KIA 타이거즈는 집중력 있는 플레이로 9위와 10위의 차이를 확실히 보여줬다.

한화는 10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KIA와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더블 헤더 1차전 홈 경기에서 1-3으로 패했다. 47승 10무 75패를 마크한 10위 한화는 49승 8무 68패를 마크한 9위 KIA와 격차가 4.5경기 차로 더 벌어졌다. 상대 전적은 2승 3무 9패로 절대 열세가 됐다.

이날 두 팀의 선발 투수들은 최선을 다했다. 한화의 장민재는 4⅔이닝 5피안타 1사사구 1탈삼진 2실점(1자책점), KIA의 이민우는 4이닝 5피안타 3사사구 1탈삼진 1실점으로 최소 4이닝 이상을 책임졌다. 각각 투구 수는 70개, 71개였다.

더 많은 출루를 한 것은 한화였지만, 공격과 수비에서의 집중력 차이가 승부를 갈랐다. 1회말 선두 타자 정은원이 볼넷을 골라 출루했다. 정은원은 이 볼넷으로 KBO리그 역대 최연소 단일 시즌 100볼넷을 달성했다. 1999년 이승엽(삼성)이 23세 0개월 11일의 나이로 이뤄낸 기록을 정은원은 21세 8개월 23일로 앞당겼다.

기쁨도 잠시 정은원은 하주석의 타석에서 2루 도루에 실패하며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2회말에는 에르난 페레즈가 1사 1루 상황에서 2루 도루를 하다 말고 이민우의 견제에 말려들었다. 3회말에는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한 이성곤이 장운호의 우전 안타 때 2루까지 갔으나, 정은원의 타석에서 3루 도루 시도 중 또 한 번 이민우의 견제에 걸렸다. 이성곤의 도루 실패 후 정은원이 중견수 쪽 적시타가 터져 아쉬움은 더했다.


정은원./사진=한화 이글스


이날 경기의 승부처이자 한화 야수들의 집중력이 가장 아쉬웠던 때가 5회초였다. KIA는 2사 2루 상황에서 김선빈이 장민재의 4구째 직구를 받아쳐 우익수 쪽 1타점 적시타로 1-1 동점이 됐다. 한화는 마운드를 장민재에서 주현상으로 바꿨고, 최형우는 주현상의 6구째 직구를 때려 2루수 쪽 땅볼 타구를 만들어냈다. 하지만 여기서 2루수 정은원이 포구에 실패했다. 그 때문에 2루에서 스타트를 끊었던 김선빈이 홈까지 들어왔고 KIA는 2-1 역전에 성공했다.

아쉬운 수비는 한 번 더 나왔다. 류지혁이 주현상의 5구째를 통타해 중견수 앞으로 향하는 안타를 만들어냈다. 이때 중견수 장운호가 내야를 향해 송구했고 1루수 이성곤이 잡았다. 최형우가 3루 베이스를 돈 것과 장운호가 송구는 거의 동일 시점에서 이뤄졌다. 이성곤이 공을 잡아 홈을 바라봤을 때 포수 최재훈은 홈 베이스를 확실히 점유하고 있었고 최형우는 슬라이딩도 시도하지 않아 홈 승부가 충분히 가능했다.

그러나 이성곤은 홈에서 승부가 쉽지 않다고 판단한 탓인지 홈 송구 대신 1루를 쳐다봤고, 최형우의 추가 득점이 이뤄졌다. 최형우 역대 11번째 1100득점이었다. 홈 승부를 위한 모든 조건이 갖춰진 상황에서 시도조차 하지 않은 것은 짚어볼 점이다.

한화는 결국 이때 내준 3점을 끝내 만회하지 못했다. 수비뿐 아니라 공격에서도 병살타만 4차례 나오는 등 집중력이 아쉬웠다. KIA가 수비를 비롯해 득점권 기회에서 김선빈과 최형우 두 베테랑이 한 베이스를 더 나아가는 적극적인 주루를 보여준 것과는 대조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