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돈 100만원 OK, 네가 5승만 하면” 1차지명 선후배의 끈끈한 케미
2021.10.09 11:30:43

 

두산 최원준(좌)과 곽빈 / OSEN DB



[OSEN=잠실, 이후광 기자] 두산 1차 지명 투수 선배가 후배에게 승리를 조건으로 용돈 공약을 걸어 화제다.

두산 토종 에이스 최원준은 지난 8일 잠실 롯데전에서 6이닝 2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된 뒤 취재진과 만나 후배 곽빈에게 용돈 100만원을 주기로 한 사연을 공개했다.

친한 선후배 사이인 최원준과 곽빈은 공교롭게도 모두 두산 1차 지명 출신이다. 최원준은 신일고-동국대를 나와 2017 두산 1차 지명을 받았고, 곽빈은 배명고를 졸업하고 이듬해 1차 지명의 영예를 안았다. 두 선수는 올해 원정에서 같은 방을 쓰는 룸메이트이기도 하다.

최원준은 왜 곽빈에게 용돈을 챙겨주려고 하는 것일까. 이는 2주 전 두산 유튜브 ‘베어스포티비’의 ‘추석 용돈 주고 싶은 선수’라는 무인 퇴근길 컨텐츠가 발단이었다. 당시 곽빈이 “제가 (최)원준이 형한테 받고 싶다. 형이랑 룸메이트이기도 하고 형이 고연봉 선수라 100만원 정도만 꼭 줬으면 좋겠다”는 농담 섞인 바람을 남긴 것.

이후 곽빈은 최원준이 9월 21일 NC전 승리로 2년 연속 10승을 달성하자 자신의 SNS에 “2년 연속 10승 축하추카”라는 축하 메세지와 함께 해시태그로 #100만원용돈 #룸메이트 #3대사이드투수를 새겼다. 그리고 이를 본 최원준이 댓글로 “앞으로 3승 더 하면 용돈”이라는 약속을 남겼다.

당시를 기준으로 곽빈은 현재 2승을 추가한 상태다. 9월 23일 KIA전(5⅓이닝 무실점)과 29일 KT전(5이닝 1실점)에서 연달아 승리를 챙긴 뒤 10월 5일 한화전에서 5이닝 3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이제 1승만 더 거두면 선배로부터 용돈 100만원을 받을 수 있다.

최원준은 “농담으로 이야기한 건데 (3승을) 달성하면 줘야하는 게 맞다. 사실 (곽)빈이가 잘해서 두산이 더 위로 올라갔으면 좋겠다”며 “나 같은 경우 후반기 7경기 연속 무승으로 승리의 소중함을 다시 알게 됐다. 아마 빈이는 좋은 공을 갖고 있어 잘할 것 같다”고 후배가 계속해서 승수를 쌓길 바랐다.

두산은 두 1차 지명 기대주의 호투 덕분에 후반기 대반격을 해낼 수 있었다. 최원준은 25경기 12승 2패 평균자책점 2.85로 토종 에이스 역할을 훌륭히 수행 중이며, 곽빈은 마침내 감을 잡고 9월 5경기 3승 1패 평균자책점 2.60으로 비상했다. 그런 가운데 두 선수가 남다른 브로맨스까지 선보이며 팀 분위기를 훈훈하게 만들고 있다.

최원준의 곽빈 사랑은 남다르다. 1차 지명 1년 후배를 비롯해 1군 정착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고, 팔꿈치 수술을 받았다는 공통 분모가 있다.

최원준은 “빈이는 워낙 잘하는 투수다. 좋은 공을 갖고 공격적으로 하다 보니 좋은 결과가 있다”며 “후반기만 보면 나보다 더 성적이 좋다. 사실 올해보다 내년이 더 기대되는데 조금 더 성숙해지면 더 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후배를 성공을 기원했다. /backligh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