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인성] 김하성에 '황당 버럭' 토미 팸, 전 동료 "원래 자기만 신경쓰는 선수"
2021.06.04 10:39:29

샌디에이고 토미 팸(오른쪽)이 3일(한국시간) 김하성과 충돌 후 구단 관계자와 함께 더그아웃으로 들어가고 있다. /AFPBBNews=뉴스1

 

[피오리아(미국 애리조나주)=이상희 통신원] 김하성(26)이 수비 중 동료 토미 팸(33·이상 샌디에이고)과 충돌해 교체됐다. 그런데 팸이 김하성에 대해 화를 내는 모습이 포착돼 황당함을 자아냈다.

3일(한국시간) 미국 시카고 리글리 필드에서 열린 시카고 컵스와 원정경기에 유격수로 선발 출전한 김하성은 1-1로 맞선 4회말 수비 1사 만루에서 상대팀 P. J. 히긴스의 뜬공을 잡으려 좌측 외야쪽으로 달려갔다. 타구는 공교롭게도 좌익수 팸과 김하성 사이에 떴다. 전속력으로 공을 쫓던 두 선수는 순식간에 충돌하고 말았다.

그러나 김하성은 곧바로 떨어진 공을 주운 뒤 3루로 던져 더블 플레이를 만들고 나서야 그라운드에 쓰러졌다. 두 선수는 한동안 일어나지 못했다. 샌디에이고 코칭스태프와 트레이너가 달려가 상태를 확인한 뒤 팸이 먼저 일어나 더그아웃으로 들어갔다. 김하성은 이후 트레이너의 부축을 받으며 걸어 나갔다. 둘 모두 더 이상 경기를 뛸 수 없다는 코칭스태프의 판단에 따라 다른 선수로 교체됐다.

그런데 팸은 더그아웃으로 들어간 뒤 김하성과 충돌에 대해 크게 화를 내는 모습이 중계 카메라에 잡혔다. 심지어 이를 제지하는 바비 디커슨 3루 주루코치와 언성을 높이는 장면도 보였다. 부상이 반가운 이는 없다. 하지만 필드에서 선수간의 충돌은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그럼에도 팸은 자신의 화를 다스리지 못하는 모습을 드러냈다.


충돌 후 그라운드에 쓰러져 있는 김하성(오른쪽)과 토미 팸. /AFPBBNews=뉴스1

 

과거 팸과 같은 팀에서 뛰었던 한 메이저리거는 스타뉴스와 인터뷰에서 "야구는 팀 스포츠인데 팸의 플레이를 보고 있으면 야구가 마치 개인종목인 것 같다"며 "그는 팀 승리보다 지극히 자신의 개인 성적만 신경 쓴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팀이 지고 있어 더그아웃 선수들 전체가 표정이 굳어 있어도 팸은 자신이 안타를 치거나 해서 개인 성적이 좋으면 혼자 실실 웃는다. 반대로 자기 성적이 안 좋으면 더그아웃 내에서 계속 F로 시작하는 욕을 하거나 배트를 집어 던지는 등 선수단 분위기를 해친다"고 말했다.

팸이 팀을 옮길 때면 전 소속팀 동료들은 매우 좋아했다고도 전했다. 팀 분위기를 해치는 선수가 없어졌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팸은 2006시즌 후 은퇴한 투수 데니 그레브스(47) 이후 현역 메이저리그 선수 중 유일한 베트남 혈통의 선수다. 그레브스는 베트남 어머니와 미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났고, 팸은 조부가 베트남인으로 알려져 있다. 쿼터(4분의 1) 베트남인인 셈이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태어나 2014년 세인트루이스에서 빅리그에 데뷔한 팸은 탬파베이(2018~2019년)를 거쳐 2020년 샌디에이고로 이적했다. 메이저리그 통산 성적은 631경기에서 타율 0.269, 86홈런 268타점 81도루다.

이상희 스타뉴스 통신원 sang@lee22.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