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테임즈 아냐" 삼성 떠난 러프, SF 9번타자로 생존 경쟁
2020.02.24 14:3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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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주피터(미국 플로리다주), 이상학 기자] 삼성 라이온즈 4번타자였던 다린 러프(34)가 메이저리그에서 9번타자로 생존 경쟁에 나섰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마이너 계약을 맺고 초청선수로 스프링캠프에 합류한 러프는 23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스캇데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메이저리그 LA 다저스와 시범경기에 첫 출장했다. 

지난 2017~2019년 3년간 삼성에서 활약한 러프는 지난겨울 몸값 문제로 재계약이 불발됐다. 샌프란시스코와 마이너 계약을 하며 미국으로 돌아간 러프는 이날 9번 지명타자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삼성에서 부동의 4번타자였던 러프였기에 9번 자리는 상당히 낯설어 보였다. 

2016년 이후 4년 만에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무대를 밟은 러프는 3회 첫 타석에서 3루 땅볼로 아웃됐다. 5회 2사 2루 찬스에서도 3루 땅볼로 물러난 러프는 2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샌프란시스코 지역 라디오 방송 ‘KNBR’에 따르면 러프는 “한국의 야구 팬들은 대단하다. 작은 성공을 거둔 뒤 2~3년차 시즌에는 밖에서 알아보는 사람들이 많았다. 큰 키의 백인이라 더욱 그랬을 것이다”고 한국 시절을 떠올렸다. 

 

[OSEN=포항 ,박준형 기자] 삼성 러프가 역전 2점홈런을 날리고 베이스를 돌고 있다. / soul1014@osen.co.kr
 
이어 러프는 한국에서 대활약을 발판 삼아 2017년 밀워키 브루어스와 메이저리그 계약을 맺고 미국에 돌아온 에릭 테임즈(워싱턴)을 말하며 “난 그와 같은 기록을 올리지 못했다”고 인정한 뒤 “내 입장에선 나이가 든 만큼 어느 팀에 내게 잘 맞는지 생각해야 했다”고 말했다. 

러프에게 다른 팀들도 관심이 있었다. 하지만 러프가 샌프란시스코를 택한 이유는 왼손 투수 공략에 능한 장점을 살리기 위해서다. 좌타자가 많은 팀 특성상 우타자가 필요했다. 러프는 한국에 오기 전 메이저리그에서 기복이 있었지만 왼손 투수 공략에는 확실한 장점이 있었다. 

러프는 “내게 가장 큰 도전은 나 자신을 믿는 것이다. 한국에서 좋은 활약을 이곳에서도 옮겨오고 싶다”고 말했다. 현역 시절 일본 요미우리 자이언츠에서 뛰고 미국에 돌아온 바 있는 게이브 캐플러 샌프란시스코 감독도 “러프는 한국에서 믿을 수 없을 만큼 생산적이었고, 이곳에서도 공격적인 특성을 살릴 자신감이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어느새 30대 중반의 베테랑이 된 러프는 “이번 기회가 마지막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선수 경력 내내 건강한 몸을 유지했다. 앞으로 2년은 더 뛸 수 있을 것이다”고 자신했다. 삼성을 떠나 생존 경쟁에 나선 러프가 메이저리그에 복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