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지 않아 행복" 커쇼 부활의 해, 누가 끝났다고 했나
2019.08.21 09:20:14

 

[OSEN=박준형 기자]3회초 다저스 커쇼가 이닝을 마친 뒤 미소 짓고 있다. / soul1014@osen.co.kr



[OSEN=이상학 기자] 지난 봄, 클레이튼 커쇼(31.LA 다저스)는 불안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어깨 통증으로 스프링 트레이닝 중 투구를 중단했다. 캐치볼을 재개하다 느낌이 안 좋아 다시 멈추기를 반복했다. 그쯤 다저스 전문 매체 ‘다저네이션’에서도 ‘2019년은 커쇼에게 종말의 시작을 의미할 것이다’며 커쇼 시대의 종식을 예고했다. 

어깨 통증 여파로 커쇼는 결국 개막전 선발이 불발됐다. 4월 중순에야 시즌을 시작했고, 5월까지 첫 8경기에선 5승을 거뒀지만 평균자책점 3.46으로 커쇼답지 않았다. 그 사이 류현진이 에이스로 떠올랐고, 유망주 워커 뷸러가 그와 짝을 이뤄 다저스의 원투펀치가 됐다. 커쇼는 평범한 3번째 선발로 밀려났다. 

하지만 6월부터 커쇼가 반등을 시작했다. 6월 이후 13경기에서 7승2패 평균자책점 2.12로 짠물 투구를 하고 있다. 시즌 전체 성적도 21경기 137이닝을 던지며 12승2패 평균자책점 2.63 탈삼진 141개. 내셔널리그 다승 공동 3위, 평균자책점 5위, WHIP 4위(1.10)로 상위권이다. 조정 평균자책점(ERA+) 역시 158로 커리어 평균을 회복했다. 

20일(이하 한국시간) ‘오렌지카운티레지스터’ 보도에 따르면 커쇼는 “지난 봄에는 확실히 불안하고, 초조했다. 문제를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불투명했다”고 떠올렸다. 하지만 코칭스태프가 커쇼를 무리시키지 않았다. 4일 휴식은 7경기로 5일 이상 휴식(14경기)보다 두 배 적다. 최다 투구수가 101구로 21경기 중 16경기가 100구 미만이었다. 


 

그 결과 커쇼는 4월 중순 로테이션 복귀 후 한 번도 이탈하지 않았다. 2015년 이후 처음 부상자 명단(IL)에 오르지 않는, 건강한 시즌을 보내고 있다. 데뷔 때부터 지켜본 릭 허니컷 다저스 투수코치는 “커쇼는 자존심 강한 사람이지만 지금은 더 즐기고 있다. 그 중 하나가 건강하다는 것이다. 그가 좋은 상태인 것만으로도 기쁘다”고 말했다. 

커쇼도 올 시즌에 대해 “정말 즐겁다. 일어날 때 아프지 않다. 어깨가 아프지 않으니 모든 것이 좋다. 굉장하다”며 “항상 최고조일 때를 되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다시 전처럼 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고 변함없는 의욕을 나타냈다. 

커쇼의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2015년 94.2마일에서 올해 90.5마일로 떨어졌다. 그래서 절반 이상의 공을 슬라이더, 커브 등 변화구로 던지며 투구 스타일도 바꿨다. 생존을 위한 몸부림 끝에 부활에 성공했다. 

지구 우승이 확실시되는 다저스는 포스트시즌 준비를 위해 선발투수들에게 추가 휴식을 계획 중이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가장 중요한 10월을 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커쇼는 “5일마다 던져도 좋다. 마지막 휴식이 도움이 될지 아닐지 아무도 모른다”며 정상 등판 의지를 보였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