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한 마음에…장시환 선배께 죄송" 승리 날리고 눈물을 흘린 한화 유망주
2020.08.09 10:38:44

 

[OSEN=곽영래 기자] 한화 김진욱이 더그아웃으로 들어가고 있다. /youngrae@osen.co.kr



[OSEN=대전, 이상학 기자] 선배의 승리를 날린 스무살 투수는 울었다. 팀과 선배에게 미안함과 분한 마음이 어우러져 눈물을 흘렸다. 한화 우완 투수 김진욱(20)이 그 주인공이다. 

김진욱은 지난 6일 대전 NC전에서 1-0으로 앞선 7회초 구원등판했다. 6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한 선발 장시환에게 마운드를 넘겨받았다. 그러나 모창민과 박석민에게 연속 안타를 맞은 뒤 노진혁에게 우월 스리런 홈런을 허용하며 리드를 날렸다. 데뷔 첫 블론세이브. 

실투는 아니었다. 몸쪽 낮게 들어간 147km 직구를 노진혁이 잘 받아친 것이었다. 하지만 결과는 블론세이브였고, 이닝을 마치지 못한 채 덕아웃에 들어온 김진욱은 감정을 억누르지 못했다. 덕아웃에 앉아 눈물을 흘렸고, 이를 본 베테랑 포수 이해창이 다독이며 위로했다. 

김진욱은 8일 “(장)시환 선배가 매 경기 호투를 하고 계신다. 그에 비해 승리가 많지 않아 무조건 막겠다는 생각으로 마운드에 올랐다. 그런데 변화구 제구가 마음먹은대로 되지 않았다. 직구로 승부를 걸다 보니 상대가 예측했고, 역전 홈런을 맞았다”고 자책했다. 

 

[OSEN=곽영래 기자] 한화 김진욱이 역투하고 있다. /youngrae@osen.co.kr

 

이어 그는 “상대팀 좋은 투수(루친스키)를 상대로 우리가 선취점을 내서 이기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 홈런으로 팀의 승리와 시환 선배의 승리가 날아가며 분위기까지 넘어갔다. 시환 선배와 팀에 너무 죄송한 마음에 눈물이 났다”고 말했다. 

장시환은 올 시즌 7차례 퀄리티 스타트 포함 평균자책점 4.20을 기록 중이지만 승운이 따르지 않아 3승6패에 그치고 있다. 선발승 요건을 갖추고 내려간 뒤 불펜이 날린 승리가 5번으로 리그 최다. 선배의 승리를 지키고 싶었던 어린 후배 김진욱이 어느 때보다 자책한 이유다. 

덕아웃 한켠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을 때 “네 잘못 아니야”라고 격려해준 포수 이해창의 위로가 큰 힘이 됐다. 김진욱은 “내 스스로에게 너무 화가 났고, 분한 마음이 컸다. 이 경기를 통해 앞으로 더 좋은 투수로 성장하겠다. 결과는 잊고 과정은 기억해서 좋은 투구를 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유신고 출신 우완 김진욱은 지난 2018년 2차 10라운드 전체 94순위로 한화에 지명됐다. 176cm 작은 체구에도 최고 150km 강속구를 뿌리는 유망주. 올 시즌 7경기(2선발) 1승2패 평균자책점 5.79, 14이닝 14탈삼진을 기록 중이다. 지난달 29일 대구 삼성전에서 구원 2이닝 무실점으로 데뷔 첫 승을 신고했다. /waw@osen.co.kr

 

[OSEN=곽영래 기자] 한화 하주석이 김진욱을 격려하고 있다. /youngrae@osen.co.kr